[인터뷰]김웅채 핵융합연 연구부장 “한국의 인공태양 KSTAR, 1억도 플라즈마 300초 유지 목표로 도전”

[인터뷰]김웅채 핵융합연 연구부장 “한국의 인공태양 KSTAR, 1억도 플라즈마 300초 유지 목표로 도전”

“오랜 연구로 핵융합 '성공의 레시피'는 어느 정도 마련한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이를 바탕으로 잘 요리하는 것이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계속된 노력으로 우리 핵융합 기술 발전에 기여하겠습니다.”

김웅채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 고성능플라즈마연구부장은 지난달 발표한 초전도핵융합장치 KSTAR 실험 결과가 퍽 만족스러웠다고 말했다.

KSTAR는 태양이 빛과 열에너지를 만들어내는 핵융합 반응을 인공 구현한다. 이로써 고온 플라즈마를 생성하는데, 이를 오래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연구진은 한국의 인공태양으로 불리는 KSTAR를 이용, 지난해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진행한 실험에서는 이온온도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48초 운전, 고성능 플라즈마 운전모드(H-모드) 102초 운전 기록을 달성한 바 있다. 세계적인 성과다.

이와 관련 김 부장은 “'텅스텐 디버터'를 설치하면서 기존 운전 시나리오가 많이 바뀌었는데, 모든 장치들이 예정대로 동작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전했다.

KSTAR는 이번 실험 직전, 장치 하단의 '방패' 격인 플라즈마 대면장치(디버터)를 텅스텐 소재로 바꿨다. 교체에 따른 결과가 좋았다는 것이다.

김 부장은 이어 “텅스텐 디버터에는 기존 탄소 디버터에 비해 5배 많은 냉각수가 고압으로 흐른다”며 “누수 문제가 불거질 수 있는데, 다행히 우리의 면밀한 설계, 설치 업체의 정성과 노력으로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큰 의미를 지닌다고 했다. 김 부장은 “글로벌 거대 핵융합 프로젝트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에도 텅스텐 디버터가 쓰인다”며 “ITER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고자 KSTAR에 세계 이목이 쏠린다”고 전했다.

김 부장은 이후 계획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여러 복안이 있다고 했다.

장기적으로 KSTAR 장치 내 전 부분의 텅스텐화, 오랜 기간 플라즈마가 유지되도록 하는 가열 및 전류구동장치 추가 등으로 장치 성능을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면서 올해 9월부터 예정된 실험에서는 1억도 플라즈마 100초 유지에 도전해 볼 방침이라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그는 “쉽지 않지만, 도전해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핵융합연은 이미 2026년 1억도 플라즈마 300초 유지를 목표로 내세운 바 있다. 플라즈마 300초 유지는 곧 그 이상 유지도 얼마든지 가능함을 보이는 시간 기준이다. 매우 도전적인 기준이다.

그러면서 향후 '플라즈마의 질'에 해당하는 '베타엔(βn:플라즈마 압력 대비 자장 압력)'을 3(고성능 기준) 이상으로 높이는 연구도 함께 추진한다고 밝혔다.

김 부장은 보다 많은 국가적 관심과 지원이 이런 목표의 달성에 힘이 된다고 피력했다.

그는 “ITER 가입국을 보면 우리나라가 GDP도, 커뮤니티도 제일 작지만, 우수한 KSTAR 장치와 세계에서도 탐내는 인력에 힘입어 세계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핵융합기술은 향후 에너지 분야에서 큰 전화점이 될 기술인만큼 멀리 보는 시각에서 투자와 지원이 이뤄진다면 우리나라를 더욱 빛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