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업계, “AI도 분리발주 해달라, 통합발주가 산업 성장 저해”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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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전문기업들이 공공 소프트웨어(SW) 사업에서 SW뿐만 아니라 AI도 직접구매(분리발주)를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AI·SW 기업 대표들은 최근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열린 '미래기술 기업 현장 간담회'에서 임기근 조달청장에게 AI 직접구매제도 도입, AI 가격산정 모델 구성 등을 건의했다.

이들은 공공 SW 사업에서 AI 사업이 단독으로 발주되기 어려운 구조를 토로하며, AI 산업 육성을 위해 공공 조달 제도의 변화를 촉구했다.

현재 AI 솔루션·기술은 공공 SW 사업에서 핵심 역할을 해도 시스템통합(SI) 사업에 묶여서 통합발주되고 있다. 그러나 AI는 SI나 일반 SW와는 특성이 달라 별도로 직접구매를 해야 한다는 게 AI 업계 주장이다.

한 AI 기업 대표는 간담회에서 “AI는 파인튜닝, 데이터 업데이트가 실시간 이뤄져야 하는데 분석-설계-구축-테스트, 운영-유지관리 형태로 정형화된 SI 사업 체계에서는 AI 기술을 온전히 제공·구현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AI를 다른 영역으로 인정하고, 이에 맞는 공공 발주 프로세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솔루션 가격 책정 방식의 차이도 AI를 직접구매해야 하는 이유로 제시됐다. 공공 SW 사업에서 단가는 기능점수(FP), 투입인력(MM)으로 책정하지만 이는 SI 사업에 적합한 방식이다.

AI 기업들은 AI 솔루션 특성에 맞춰 새로운 가격 산정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선 직접구매가 필수조건이라는 것이다.

다른 AI 기업 대표는 “FP, MM 방식으로 AI 솔루션과 기술 가격을 책정하면 제값을 받을 수 없으며, 이는 AI 산업 성장을 저해할 수 있다”며 “AI 기술이 미래 SW 산업을 이끌 핵심 요소임을 적극적으로 고려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조달청 관계자는 “AI 솔루션의 특성을 반영한 조달 제도 개선과 직접구매제도 활성화 방안을 업계는 물론 과기정통부 등 관계 부처와도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SW 업계는 통합발주와 직접구매 제도의 모호한 경계선을 해결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통합발주, 직접구매가 발주처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결정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SW 기업 대표는 “같은 SW 솔루션을 공급하는 경우에도 발주처 의지에 따라 통합발주가 될 때가 있고 직접구매가 적용될 때가 있다”며 “발주처에서 참고할 수 있는 기본적인 기준, 표준을 조달청에서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기준이 직접구매제도 활성화로 이어지고, SW 제값받기와도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박두호 기자 walnut_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