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대 국회에서 거대양당이 아닌 제3의 교섭단체가 탄생할지도 주목된다. 각 정당은 의석수 20개 이상을 확보할 시 국회 의사일정을 비롯한 주요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진다. 거대양당이 현안을 추진할 때 제3의 교섭단체와 합의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의식한 듯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 녹색정의당, 조국혁신당 등 3지대 군소정당은 총선을 하루 앞둔 9일 수도권에 화력을 집중하며 막판 유세에 열을 올렸다.
21대 국회에선 제1당이자 야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2당이자 여당인 국민의힘을 제외하곤 20개 이상 의석수를 확보한 제3의 교섭단체가 없었다. 9일 현재 민주당과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각각 142석, 14석으로 과반 이상인 총 156석을, 국민의힘과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각각 101석, 13석으로 114석을 갖고 있다. 개혁신당(4석)과 진보당(1석), 자유통일당(1석), 새로운미래(5석), 조국혁신당(1석), 녹색정의당(6석) 등 3지대를 다 합쳐도 의석수 20개를 확보하지 못한다. 이마저도 이번 총선을 앞두고 일부 의원들이 민주당과 국민의힘 등을 탈당하면서 만들어진 숫자다.
반면 20대 국회에선 제3의 교섭단체가 있었다. 거대양당 독주의 견제론이 커지며 국민의당이 38석을 확보해 민주당(123석),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122석)에 이은 세 번째 교섭단체 역할을 했다. 비판도 많았지만 여야 한쪽이 독주하지 못하도록 '캐스팅보트'를 쥐고 균형추 역할을 톡톡히 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총선이 거대야당·정권 심판론 구도로 흐르면서 기득권 타파와 대안세력을 앞세운 3지대에서 제3의 교섭단체가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특히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간 빅텐트가 무산되고, 정의당 역시 녹색당과 연대하며 녹색정의당으로 유권자에게 한 표를 호소하고 있지만, 현실은 '제밥그릇'도 챙기기 어려운 처지다.
녹색정의당은 이날 마지막 유세를 20~30대 젊은 유권자가 많은 서울 홍대를 중심으로 진행했다. 새로운미래는 현역 5선 의원인 설훈 후보 지역구 경기 부천, 광주에 출마한 이낙연 대표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민주세력의 작은 가능성, 마지막 씨앗만큼은 남겨달라”고 호소했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나선 경기 화성을에서 무박2일 유세를 펼치는 등 유세 화력을 집중했다.
반면 민주당과 같이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앞세운 조국혁신당은 범야권 200석이면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다며 비례표를 호소했다. 마지막 유세도 부산에서 시작해 대구와 광주를 거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마무리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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