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클라우드가 인공지능(AI)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인텔과 협력을 확대한다. 자사 AI 서버에 인텔 중앙처리장치(CPU)를 도입한데 이어 AI 가속기까지 적용할 방침이다. AI 서비스 핵심인 반도체 칩 선택지를 다변화하려는 전략으로, 엔비디아 중심의 AI 인프라 환경을 전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동수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AI담당 이사는 11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인텔 비전 2024 브리핑' 행사에서 “거대언어모델(LLM)용 AI 서버에 적용하기 위해 인텔이 제안한 가우디 2를 평가할 예정”이라며 “가우디 2는 비용 절감 효과뿐 아니라 전력 대비 성능(전성비)이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가우디2는 인텔의 2세대 AI 가속기다. AI 업계 표준 성능 벤치마크인 '엠엘퍼프'에서 우수한 성능을 보여, 엔비디아 AI 가속기(H100) 대안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네이버클라우드가 인텔 AI 가속기 도입을 공식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네이버클라우드는 네이버 플레이스 등 일부 AI 서비스에 인텔 CPU '제온'을 적용한 바 있다. 이번 가우디 2 도입으로 탈(脫) 엔비디아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네이버는 주요 AI 서버에 엔비디아 AI 칩을 주력으로 사용해왔다.
네이버클라우드가 인텔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건 인프라 효율을 위해서다. 엔비디아 AI 칩이 워낙 고가다 보니 AI 서버를 확장하는데 부담이 크다. 비용을 절감하면서 뛰어난 AI 서비스를 구현하려면 '대안'이 필요한데, 이를 인텔과 협업으로 풀어나가려는 복안이다. 최근 발표한 차세대 AI 가속기 '가우디 3' 도입 가능성도 시사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동시에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 중인 AI 가속기 '마하'도 활용할 계획이다. AI 반도체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포석이다. 이 이사는 “인텔과 삼성전자 모두 네이버의 소중한 파트너로 이번 협업이 삼성전자와의 협력에 주는 영향은 없다”면서 “가우디 2 테스트는 학습·추론 등 특정 용도로 한정하지 않고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가우디 기반 AI 생태계도 조성한다. 우선 양사 공동으로 AI연구센터(NICL)를 설립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서울대·포스텍 등 국내 20여개 연구실과 스타트업도 참여한다.
NICL은 산학 연구 과제를 진행해 LLM 개발에 필요한 다양한 SW를 발굴한다. 결과물을 오픈 소스로 공개해 생태계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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