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는 각사 대표단으로 꾸려진 '비상경영대책회의'를 운영할 정도로 위기감이 팽배해 있습니다. 주요현안을 함께 협의하고 대책논의를 하고자 합니다.”
11일로 취임 100일을 맞이하는 황희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장 목표는 뚜렷했다. 지상파 재송신료를 포함한 합리적인 대가산정 기준 마련이다. 내년이면 30주년을 맞이하는 케이블TV 방송업계는 연초부터 위기에 직면했다. 방송산업 안팎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유입 재원이 감소함에 따라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황 회장은 침체에 빠진 케이블TV 업계를 되살릴 방안을 모색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는 “케이블TV 경쟁력 강화와 재도약을 위한 업계 고민이 깊어진 중요한 시점에 협회장이 돼 어깨가 무겁다”며 “협회가 SO 비상경영대책회의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합리적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지원과 리더십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료방송 산업은 대표적인 '양면시장'이다. 이른바 '플랫폼비즈니스' 성격이 짙다. 상호의존적으로 서로의 재원이 맞물려 있어 다양한 분쟁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황 회장이 현안으로 꼽은 지상파 재송신료를 포함한 '콘텐츠 대가산정', 홈쇼핑방송사와 플랫폼사업자간 '송출수수료' 분쟁이 대표적이다.
황 회장은 각종 사용료분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이해당사자 간 투명하고 객관적인 데이터 공개와 이를 기반으로 한 합리적인 대가산정 기준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분쟁이 발생하는 이유는 대가 협상에 필수적인 요소에 대해서도 정보 불균형이 발생한다던가, 합리적인 기준이 아닌 협상력에 의해 대가가 정해지기 때문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지상파의 경우 협상열위로 인해 합리적 대가산정 기준 없이 협상 때마다 대가와 크게 상관없는 요소들로 인해 떠밀리듯 계약이 이뤄졌다는 억울함이 IPTV나 케이블 등 유료방송에 깊게 자리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협회는 연내 '합리적인 콘텐츠 대가산정방안'을 마련해 정부에 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역미디어로서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그의 말대로 케이블TV는 단순 방송콘텐츠 영역을 넘어 지역사회의 경제, 문화, 사회 등에 걸쳐 생활 밀착형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황 회장은 “재난방송, 지역선거방송, 다양한 지역문화 프로그램은 거대 미디어기업이 제공하지 않지만, 우리 사회 발전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인프라”라며 언급했다. 이어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정보격차 세상에서 케이블이 가진 지역밀착 미디어로서의 장점을 잘 활용하고 혁신하겠다”고 전했다. 이른바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케이블TV의 새로운 비상을 모색하겠다는 것이다.
취임 100일 동안 가장 보람을 느낀 성과로 케이블TV방송대상을 꼽았다. 오는 19일 열리는 케이블TV방송대상 시상식은 유료방송 업계 유일한 시상식이다. 보도·제작·CS 등 케이블TV 종사자들과 처음 공식적으로 만나는 자리다.
황 회장은 “올해는 협회 창립 30주년을 맞는 해”라며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케이블 인력 공로를 치하하는 자리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