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피해 규모만 37조원이 넘는 초대형 금융사기를 주동한 여성이 결국 사형을 선고받았다.
11일(현지시간) 베트남 VN 익스프레스 등에 따르면, 호치민 인민법원은 이날 부동산 개발업체 '반 틴 팟(Van Thinh Phat) 홀딩스'의 회장 쯔엉 미 란(68) 회장에 대해 횡령 · 뇌물공여 · 은행 규정 위반 등 3가지 혐의에 대해 모두 유죄를 인정하고 사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사형 선고와 함께 란 회장에게 사이공상업은행(SCB)가 피해를 입은 673조 8000억동(VND; 약 37조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란 회장은 85명의 공범과 함께 원금 304조동(약 16조 6600억원), 원금 이자 1290억동(약 69억원)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대리인 수십 명의 명의로 SCB 지분 91.5%를 사실상 소유한 뒤 자신이 설립한 페이퍼컴퍼니 1000여 개를 이용한 허위 대출 신청으로 은행 돈을 빼낸 것으로 밝혀졌다.
범죄에 가담한 공범들은 모두 최대 종신형에서 최소 3년 집행유예 등 형량을 받았다. 일부는 재판 과정에서 석방되기도 했다.
란 회장은 지난 2012~2022년 사이 16조원이 넘는 돈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 2022년 10월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이들이 범죄를 통해 횡령한 금액은 베트남 GDP(국내총생산)의 3%(2022년 기준)를 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으로 드러나 베트남 전체를 들썩이게 했다.
란 회장은 은행 감독관, 부감찰관 등에도 수십억의 뇌물 공여해 범죄를 은닉하려던 것으로 알려져 베트남 정부가 대대적인 부패 척결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부패 척결 움직임으로 고위 관리와 기업 경영진 수백 명이 체포되거나 자리에서 물러났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10년 간 베트남 GDP 3% 규모 횡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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