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부터 전국 10개 교육대와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제주대 교육대학 등 12개 초등교원 양성 정원을 12% 감축한다. 전체 입학 정원이 3847명에서 457명 줄어드는 셈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초등교원 신규채용 규모가 줄 것으로 예상돼 '임용대란'을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실제 학령인구가 줄어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급격하게 감소했다. 앞으로 더욱 가속화 될 전망이다.
근데, 교사 수가 줄어 교대 정원을 줄이는 것에 대해 한 가지 의아한 점이 있다. 교대를 졸업하면 꼭 교사만 해야 하는가. 예를 들어 체육학과를 보자. 체육학과를 졸업했다고 해서 모두가 운동선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요즘은 체육학과 졸업생의 사회 진로를 보면 다양하다.
운동선수 매니저가 돼 해외 유명 프로팀에 스카우트를 주선하기도 한다. 프로팀에서 경기 데이터를 분석해 해당 운동선수에게 제공하는 스포츠 데이터 분석가로도 활동한다. 여러 스포츠 산업 분야에서 기업을 경영하기도 한다. 이 외 체육학과 졸업생의 활동 영역은 다양하다. 최근 체육경영학과, 스포츠과학과 같은 학과가 개설, 운영된다. 우리나라 체육 교육의 산실인 한국체육대학에도 스포츠산업학과, 노인복지체육학과 등 다양한 학과가 개설됐다.
또 한 예를 들어보자. 미술 전공 학생의 진로를 보면, 정말 다양하다. 동양화, 서양화 등 순수 미술로도진출하지만, 산업디자인, 실내디자인, 의상디자인 등 다양한 산업분야로도 진출한다. 미술 분야에는 해당 학과가 대부분 개설됐다. 최근에는 웹툰학과도 생겼다.
다시 초등교육으로 돌아가 보자. 이런 관점에서 교대 정원 감축과 관련해 제안하고 싶은게 있다. 신규교사 임용 규모가 줄어 교대 정원을 줄이는 것 보다 교대 학생의 진로를 다양하게 확대해 주면 어떨까. 예를 들어 교대 내 교육경영학과, 교육데이터학과, 교육인프라학과, 교육매체학과, 교육정책학과, 에듀테크산업학과 등을 개설하는 것이다.
교육분야도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다. 교대를 졸업했다고 모두가 교사가 될 필요는 없다. 또 교대 재학생 스스로 교사 외 다른 진로를 원할 수도 있다. 초등교육 관련 교육기업 중 교대 출신 최고경영자(CEO)와 직원들이 많다. 교사로 1~2년 근무하고 교육기업으로 옮긴 사람도 상당수다.
교육경영학과를 개설해 초등학생 대상 교육기업 경영을 가르치는 것이다. 성공적인 초등 교육 기업을 운영하려면, 초등교육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영을 함께 알아야 한다. 이를 모두 가르쳐 인재를 배출한다면 우리나라에도 세계적 교육기업이 탄생하지 않을까.
초등교육 관련 수 많은 데이터를 연구하고 분석하는 전문가를 교대가 배출하면 어떨까. 이 초등교육 데이터 분석가는 수 많은 초등학교에 관련 데이터를 분석, 제공해 우리나라 초등교육 수준을 높일 수 있다. 교육인프라를 전문적으로 연구한 졸업생은 기관과 기업에서 초등학교 교육환경을 개선하는데 기여할 것이고, 교육매체를 배운 졸업생은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다양한 교육 디바이스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 줄 수 있다.
교육정책도 마찬가지다. 교육을 잘 모르는 공무원이 돌아가면서 정책을 맡는 것보다 교대에서 전문적으로 분야를 공부하고 연구한 졸업생이 맡아 교육정책을 마련하면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다. 에듀테크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인재가 해당 산업으로 진출하면 우리나라 에듀테크 산업 발전에도 큰 기여를 할 것이다.
교육도 이제 공교육만 생각하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미 현실은 학교 보다 학교 밖에서 더 많은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교대 정원도 공교육에서 활동하는 교사만 생각하지 말고, 학교 밖 교육 산업에 인재를 배출하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신혜권 이티에듀 대표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