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듣던 K팝, 먹고 입는 생활로' K팝 팝업스토어의 진화

사진=하이브 제공
사진=하이브 제공

K팝 글로벌 인기와 함께 새롭게 떠오르는 산업 분야가 있다. 바로 '팝업스토어'다. 활동 경력이 오래된 아티스트나 신인들의 이벤트 공간 성격이 강했던 K팝 팝업스토어가 최근에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더한 체험형 공간으로 바뀌면서, 팬덤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의 생활양식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엔터테인&에서는 최근의 K팝 팝업스토어의 현주소와 비전을 살펴본다. 현재 K팝 팝업스토어는 크게 라이프스타일형과 체험형 등 두 종류로 구분된다. 우선 라이프스타일형은 아티스트 앨범이나 MD 상품들을 파는 기존 팝업스토어에 생활산업 요소를 접목, 체감도를 높인 공간형태다.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팬들이 주목할만한 한정판 MD 상품은 물론, 외부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마련한 의류패션·미용·F&B 등 생활 관련 상품들을 통해 아티스트의 화제성이나 감성들을 신선하고 다양하게 즐기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이브는 라이프스타일형 팝업스토어를 선제적으로 활성화한 기업으로 꼽힌다.

레이블·플랫폼·솔루션 등 3축 중심과 함께 '팬 경험'을 강조한 하이브는 2021년 '하이브 인사이트' 주도로 선보인 아티스트 뮤지엄숍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여의도, 성수, 강남 등 명소에서 팝업을 열며 팬들을 불러들였다. 앨범이나 한정판 MD 등은 물론, 키링, 인형, 팬시용품부터 의류, 가방 등에 이르기까지 아티스트 기획상품들을 선보이며 글로벌 팬들을 만족시키고 있다.

세븐틴 팝업
세븐틴 팝업

최근 세븐틴 팝업에 협력한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일 평균 1000~1500팀 이상이 방문했다. 한국,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의 팬들은 물론 서양 팬들까지 찾아와 쇼핑을 했다”라고 말했다.

하이브 관계자는 “팝업스토어는 공연 개최지의 즐길 거리, 이벤트를 결합한 '더 시티'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앞으로도 더 나은 팬 경험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SM, JYP, YG 등 엔터 3사는 컴백·데뷔 아티스트의 단순 팝업은 물론, 소속 연예인들의 IP를 모두 담은 통합형 팝업스토어 개념을 적용, 국내외 팬들에게 아티스트에 대한 공감대를 새롭게 하는 모습을 보인다.

대표적으로 SM엔터테인먼트는 성수동 사옥 지하 1층 상시 팝업스토어 '광야@서울'을 운영 중이다. 걸그룹 에스파를 상징으로 자체 메타버스 브랜드 '광야'를 띄운 SM답게 미래지향적인 인테리어를 바탕으로, 기존 사옥 내 MD숍 개념을 다각도의 체험콘텐츠와 결합해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블랙핑크 팝업
블랙핑크 팝업

또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그래픽디자이너 2인과 각각 협업한 블랙핑크 패션 팝업, BGF리테일과 공동추진한 트레저 팝업 등 이종산업군과 협업한 팝업들로 화제가 됐으며, JYP 역시 자회사나 해외 파트너사와의 협업을 통해 아티스트 팝업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밖에도 '스마일미' 브랜드로 다양한 기업 파트너십과 함께 아티스트들의 팝업을 주도한 다날엔터, 32년 한터차트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팝업 '후즈팬'을 내세운 한터글로벌, 온라인 팬플랫폼을 중심으로 다양한 개념의 아티스트 팝업을 여는 '비스테이지'(비마이프렌즈) 등도 라이프스타일형 K팝 팝업스토어 협력 주자로 꼽힌다.

한터글로벌 관계자는 “지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후즈팬 O2O서비스를 하나의 브랜드, 프랜차이즈로 완성해 세계 각국의 팬덤과 스타를 연결하는 글로벌 네트워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사진=비마이프렌즈, 한터글로벌 제공
사진=비마이프렌즈, 한터글로벌 제공

요즘에는 자신의 음악 정체성을 직접 표현하는 아티스트 기획주도의 체험형 팝업스토어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022년 월드투어 공연과 함께 펼쳐진 방탄소년단의 Permission to Dance 팝업, 지난해 성수동 더서울라이티움에서 열렸던 아이유 15주년 팝업, 앙코르 투어 'Follow' Again과 맞물린 세븐틴 팝업 등은 팬들과 함께 걸어온 자신들의 음악사를 되짚는 전시 콘셉트로서 화제가 됐다.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EDAM엔터테인먼트 제공

또 당당한 매력을 패션 브랜드화시킨 르세라핌, 예능과 음악무대를 오가는 유니크한 매력을 공간개념으로 보여준 샤이니 키, 글로벌 정상으로 떠오른 스트레이 키즈 등을 비롯해, 수많은 아이돌들이 각각의 콘셉트를 체험형태로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체험형 팝업스토어는 뮤비나 음악 속 일부를 실체화한 구성과 함께 콘텐츠 속 퍼포먼스와 가창, 비주얼 등을 넘어 아티스트 본연의 정체성을 직접 공감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핵심이 있다.

사진=쏘스뮤직, 하이브 제공
사진=쏘스뮤직, 하이브 제공

요컨대 팝업은 K팝 음악을 단순히 보고 즐기는 것을 넘어 활용하고 체감하는 K팝으로서의 몰입감과 함께, 아티스트 IP를 여러모로 활용할 수 있는 구심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또한, 다양한 산업군의 브랜드 파급을 위한 벤치마킹 및 파트너십 사례로 관심을 얻고 있다.

박송아 대중문화평론가는 “K팝 팝업은 최근 여러 산업군의 관심과 함께, 더욱 빈번하고 다양하게 나타난다. 이는 단순히 듣고 보는 것을 넘어, 함께 즐기고 생활하는 K팝 문화의 정착을 이끄는 새로운 방법이 되고 있다”라며 “다만 특정 아티스트 중심의 쏠림현상이나 관련 운영비 증가는 물론, 아티스트 차원에서의 소통 노력이 퇴색될 수 있는 우려 또한 존재한다. 이러한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