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하면서 제약바이오 업계 한파가 지속되고 있다. 주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서고, 국내 기업들도 인력 축소와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빅파마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국내 기업도 몸집 줄이기에 돌입했다. GC녹십자, 일동제약, 유유제약, 지놈앤컴퍼니 등이 다운사이징에 나섰다.
GC녹십자는 지난해 전통 제약사들의 최대 실적 행진 속에 홀로 부진했다. 올해 1분기 역시 연속 적자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실적 부진 상황에서 대대적인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GC녹십자는 인력 감축에 따라 전체 팀 수를 10% 줄이고 조직 통폐합을 진행했다. 경기 위축에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조직 슬림화 작업이다.
일동제약도 지난해 5월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 임원 20% 이상을 감축했다. 차장 이상 간부급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고, 100여명을 구조조정했다.

유유제약은 전문의약품 영업 부서인 의원사업부를 없애고 올해부터 영업대행사(CSO)로 전환했다. 약국 대상 영업조직인 약국 사업부도 해체했다.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지놈앤컴퍼니는 지난달 전체 임직원 약 20%를 감축했다. 상당수 직원이 회사를 떠났고, 일부 임상시험은 조기 종료됐다.
바이오기업 어려움이 계속되자 재무구조 개선 위해 리메드, 펩트론, 뉴지랩파마 등은 토지와 건물 등 자산을 매각해 유동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어렵다고 하지만 오히려 바이오 기업들이 다운사이징을 통해 더 튼튼해지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그동안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여러 사업 분야로 확장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어려운 시기가 되면서 선택과 집중을 하며 더 나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도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산도스는 노스캐롤라이나에 있는 이온랩스 생산시설을 오는 10월 폐쇄하고, 직원 200여명을 감축할 계획이다. 산도스는 한국 사업도 철수했다. 한국산도스는 지난해 6월부터 제3자 유통 모델로 바꾸고 한국 사업부를 없앴다. 산도스 모회사인 노바티스는 최근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위해 개발 부문 대규모 구조조정을 한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4월 밝힌 최대 8000명 구조조정과 별개다. 노바티스는 본사 개발 부문에서 680명을 구조조정한다. 글로벌 전체 개발 부문에서는 1~2% 감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노바티스는 “지속가능하고 선도적인 R&D 성과를 내고, 환자에 의미 있는 의약품을 빠르게 제공하기 위해 글로벌 개발 조직 발전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 “전사적 투자에 따라 향후 2~3년 동안 미래 역량을 구축하고 글로벌 인재에 접근하기 위한 일련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노바티스는 지난해 12월부터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전체 직원으로 확대했다.
화이자도 비용 절감을 목적으로 감원 계획을 밝혔고, 로슈 역시 본사 제품개발 부문 인력의 6%를 감원할 계획이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