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 이동통신사업자인 스테이지엑스(가칭)에 대해 역량 검증이 필요하다는 통신업계 전문가들 주장이 나왔다. 특히 스테이지엑스의 지주사 격인 스테이지파이브가 '자본잠식'에 빠진 점을 두고 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이어졌다.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8GHz 신규 사업자의 자격과 요건' 세미나에서 통신 전문가들은 제4 이동통신사업자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스테이지엑스가 제시한 3년간 최소 투자액은 주파수 할당대가인 4301억 원과 통신 인프라 등을 포함한 총 6128억원”이라며 “(이 자본이) 계속 조달될 수 있을지 여러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스테이지파이브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회사 자본잠식 규모는 1685억원이다. 전년 1657억원 보다 28억원 늘어났다.
이날 발제를 맡은 정훈 청주대 회계학과 교수는 스테이지엑스의 자본금 자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LG텔레콤은 1996년 진출해 2001년까지 설비투자비용(CAPEX)에 2조4300억원을 쏟고, 마케팅비에 1조5300억원을 썼다”며 “반면 스테이지엑스는 자본금 1000억원으로 설비투자 6128억원을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테이지엑스는 성장이 정체된 현 시장에서 기존 사업자보다 많은 기지국 비용, CAPEX, 마케팅비를 써야 타사 가입자 유치가 가능하다”며 “매년 23만명이 순증하는 시장에서 타사 가입자 215만명을 가져와야 한다”고 말했다.
모정훈 연세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는 “스테이지엑스가 국민과 정부에 약속한 자본 확충과 투자를 집행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역량이 아닌, 대규모 정부 지원에 의지해 이동통신사업을 영위하는 초유의 상황이 발생하게 된다”며 “정부는 잘못된 지원으로 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유발했다는 평가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스테이지엑스가 사업 안전성을 입증하기 위한 자체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훈 교수는 “MNO(이동통신)은 통신 품질을 유지하고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CAPEX(설비투자)가 어느 정도 필요하다”면서 “만약 이 부분을 스테이지엑스가 커버하지 않을 경우 로밍대가, 상호접속료, 보편적역무손실분담금 등이 이통 3사에게 부담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석현 서울YMCA 시민중계실장도 “스테이지엑스는 제시한 가입자와 매출 목표, 통신망 구축 등 세부 사항을 보다 상세히 공개하고 검증받아야한다”며 “정부는 스테이지엑스의 클라우드 방식 망구축 세부 방안과 통신망 안정성을 담보할 방안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테이지엑스 관계자는 “이용자 편의 측면에서 5G 리얼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며 “우리 서비스를 고객들이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준비하는 동시에, 통신요금이 내려가 많은 고객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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