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보복 공습에 이스라엘의 맞대응에 촉각이 쏠리는 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사찰단의 접근을 차단하며 이스라엘의 이란 핵시설 공격을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 미국의소리(VOA) 등에 따르면, 라파엘 그로시 IAEA 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에서 기자들에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우리 사찰단이 어제 이란 정부로부터 우리가 매일 사찰하고 있는 모든 핵시설이 '보안상의 이유'로 폐쇄될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로시 총장은 해당 시설들이 이날 다시 열릴 예정이라고 전달받았지만, 사찰단 조사는 상황이 '완전히 진정'된 것을 확인한 후 이르면 이튿날 재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란은 13일 밤부터 이스라엘 14일 새벽 사이 이스라엘 본토를 향한 공중 폭격을 쏟아부었다. 300대가 넘는 드론(무인기)과 탄도 미사일, 순항 미사일 등이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날아갔다.
이는 이스라엘이 지난 1일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위급 지휘관 여러 명을 사살한 사건에 대한 보복 공습이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공격에 반격하는지가 중동 확전 여부를 가르기 때문에 국제사회 이목이 쏠렸다. 이스라엘은 확전은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이번 공격에는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히기도 해 서방에서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길라드 에르단 이스라엘 대사가 “이란이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단 몇 주밖에 남지 않았다”며 핵무기 생산 시설 공격 가능성을 시사해 긴장감이 커졌다.
그로시 총장은 이란이 “매우, 매우 높은 수준”의 농축 우라늄을 비축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많은 비축양이 곧 핵무기 생산 능력을 갖춘다는 것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IAEA 정보에 관한 한 이란에 핵무기 프로그램이 있다는 어떤 정보나 징후도 없다”고 이스라엘에 맞대응을 자제하길 촉구했다.
그는 “다만 이란의 주요 핵물질 비축양이 '무기 수준'에 매우 가까운, 위험한 보유량임은 명백한 사실”이라며 이란에 핵무기 개발 또한 경계하는 목소리를 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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