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도 반도체부터 지원하고, 학생들도 반도체 진출을 먼저 고려합니다. 쏠림 속에 디스플레이 인력은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디스플레이 업계를 취재하면서 자주 듣는 이야기다. 인력은 부족한데, 정부 지원은 반도체에 집중되다보니 인력 양성부터 채용에 이르기까지 쉬운 일이 없다는 하소연이다.
실제로 반도체 집중 경향은 매우 뚜렷하다. 디스플레이는 올해 첫 특성화 대학원 지정을 앞두고 있다. 교육환경 구축, 과정 개발·운영, 기업 연계 산학프로젝트 추진 등에 연간 30억원 내외를, 최대 5년간 지원을 지원하는 사업인 데 1개교를 선정한다. 그러나 반도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3곳을 추가해 모두 6곳이 된다.
디스플레이가 혁신융합대학 사업 대상이 된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혁신융합대학은 첨단분야별 수도권-지방대학 간 연합체를 구성해 다양한 융·복합 교과·비교과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신규 분야 5개가 지정되면서 총 18개의 연합체가 꾸려진다.
정부가 불균형을 더 가속하고 있다는 불만까지 나온다. 디스플레이는 반도체와 기초 공정이 유사한데, 정부 지원이 반도체에 쏠려 있어 학교나 학생 입장에서도 디스플레이보다 반도체 진출을 우선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이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대학들을 다니며 인재 영입을 위해 뛰고 있는 것을 보면 인력 문제는 디스플레이 산업 전체를 관통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1등 산업인 디스플레이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면 정부 차원에서 산업에 대한 중요성과 관심을 표현하는 게 중요하다. 디스플레이 산업의 장래성을 보여주며 설득해야 우수한 인재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우수 인재 없이는 기술 발전도 없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