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이 2028년 자체 개발한 '전고체 배터리'로 구동하는 전기차를 양산해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바탕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 강자인 미국 테슬라, 중국 BYD 등을 뛰어넘겠다는 목표다.
닛산은 일본 요코하마 공장에 구축하는 전고체 배터리(ASSB) 파일럿 생산라인을 공개하고,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대신 고체를 전해질로 사용해 작동 온도 한계가 높고 고속 충전 성능이 뛰어나다.
이나미지마 순이치 닛산 부사장은 “ 전고체 배터리 생산라인 규모를 확대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며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바탕으로 전기차 판매를 폭발적으로 성장시키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닛산은 내년 3월 전고체 배터리 생산라인을 시험 가동하고, 2028 회계연도(2028년 4월~2029년 3월)에 대량 생산을 시작한다. 이어 2029 회계연도부터 전고체 배터리 연간 생산량을 100㎽h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닛산은 장기 비전 '닛산 앰비션 2030'에 따라 2028년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를 출시한다는 목표다. 닛산은 자체 개발한 전고체 배터리를 픽업트럭을 포함한 다양한 차종에 탑재,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전고체 배터리는 현재 대다수 전기차에 장착한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에너지 밀도를 2배 개선해 강력한 성능을 지니면서도 안전하며 빠르게 충전할 수 있다. 저렴한 재료를 사용해 제작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잠재력도 갖췄다.
2010년 첫 순수 전기차 '리프'를 출시하며 앞선 기술력을 보여줬던 닛산은 앞으로 전기차 시장에 역량을 집중한다. 향후 3년 내 30종 신차 출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인 16대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V)를 포함한 전기차로 채울 방침이다.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로 꼽히는 폭스바겐과 토요타 역시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 양산을 염두에 두고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토요타는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 양산 목표 시점을 2027~2028년으로 제시했다.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 양산을 위해 경쟁사간 협력 가능성도 제기된다. 닛산은 전기차 사업 확대를 위해 혼다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닛산과 혼다는 자동차 소프트웨어(SW) 플랫폼을 위한 인공지능(AI)과 전기차용 핵심 부품을 만드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정치연 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