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의 입법권을 최대한 활용해 경제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의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이 민생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 대표는 17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긴급 경제상황 점검회의에서 “처분적 법률을 많이 활용하면 좋겠다. 국회 차원에서 입법으로 할 수 있는 것을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처분적 법률이란 국민을 대상으로 권리·의무를 발생하게 하는 자동적 집행력이 있는 법률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일정한 범위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처분·조치 등 구체적·개별적 사항을 내용으로 하게 된다.
이 대표가 처분적 법률이란 용어를 꺼낸 것은 국회의 권한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회가 그동안 주로 감시·견제 등의 역할만을 수행한 것을 넘어 입법을 통해 정부가 강제적으로 움직이게 하겠다는 뜻이다.
이 대표는 “답답한 게 국회가 기본적으로 감시·견제 기능을 하다 보니 제3자 입장에서 촉구만 하는데 국가(행정부)가 직접 일을 할 수 있는 일을 발굴했으면 한다. 처분적 법률을 많이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예시로는 '신용사면'을 꺼냈다. 이 대표는 “신용사면 등은 정부가 당장 해야 하는데 하지 않고 있다. 입법으로 신용사면 조치 등을 해도 될 것 같다”면서 “처분적 법률 형태를 통해서라도 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아울러 “윤석열 정부는 마이동풍이기 때문에 방안을 찾아줬으면 한다. 경제적 기본소양이 의심스러운 경제 당국을 믿고 맡기기에는 경제 상황이 너무 심각하다”라고 비판했다.
R&D 예산 삭감이 민생경제를 악화시켰다는 분석도 나왔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은 “2024년 정부예산안대로 R&D 예산을 5조 2000억원 삭감했을 때 생산유발효과 10조 4000억원, 부가가치 4조 2000억원, 고용은 6만명이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R&D 예산 축소는 연구 현장 황폐화·대한민국의 미래를 삭감하는 것을 넘어 당장도 심각한 문제를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21대에서 22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입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중에는 21·22대 국회의원이 모두 참여해 관련 정책을 개발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또 민생회복지원금 등의 대책 마련도 이뤄질 전망이다.
홍성국 의원은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통상 국회가 바뀌면 6~7개월 정도 시간이 걸린다. 그런데 우리 경제는 급한 상황이기에 공백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지금 민생이 너무 어려운 상황이기에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에 대해서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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