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곡선으로 마감한 알루미늄 프레임은 고풍스럽다. 세련한 디자인임에도 한가운데 박힌 애플 로고를 보니 아쉬움이 몰려온다.
형태, 색상, 두께, 노치형 화면, 단자 위치와 개수까지 전작과 동일한 외관에서 혁신은 찾기 힘들다.
16일부터 국내 오프라인 판매를 시작한 '맥북 에어 M3' 라인업 중 15인치 모델을 체험했다. 사용 제품은 스타라이트 색상으로 16Gb 통합메모리, 1TB SSD를 장착했다.
변화는 내부에 있었다. 맥북 에어 M3는 TSMC 3나노 공정으로 제작한 M3칩을 탑재했다.
구동칩을 향상함으로써 그래픽처리장치(GPU)가 작업마다 필요한 용량에 맞춰 메모리 사용량을 조정하는 '다이내믹 캐싱'을 구현했다.
평균 GPU 활용률을 높이는 다이내믹 캐싱 효과는 PDF 파일을 읽을 때 체감할 수 있다. 80장이 넘는 이미지를 포함해 크기가 600MB를 넘는 파일을 드래그로 이미지 끊김이 없이 보기가 가능했다.
3차원(3D) 그래픽 제작 소프트웨어 '블렌더'로 간단한 3D 모델링 작업까지 무리없이 소화했다.
영상 렌더링 속도도 뛰어났다. 10분 분량 4K UHD 영상을 100Mbps 비트전송률로 렌더링하니 5분 31초가 걸렸다.
같은 조건에서 2021년 구매한 '맥북 에어 M1(8GB 통합메모리·256Gb SSD)'은 14분 31초를, 지난해 12월 출시한 A사 최신 노트북(인텔 울트라 코어 울트라5·16Gb RAM)은 15분 37초를 기록했다.
FHD 영상 렌더링 시간은 차이가 줄었다. 10분 분량 FHD 영상을 15Mbps 비트전송률로 렌더링할 시 맥북 에어 M3가 M1 모델보다 약 3분 빨랐다.
이미 M칩을 탑재한 모델을 보유한 소비자가 웹서핑이나 풀HD(FHD) 이하 영상 편집을 주 목적으로 같은 사양의 맥북 에어 M3를 구매한다면, 두드러진 성능 차이를 체감하긴 어려운 수준이다.
애플이 자체 설계한 M1칩 탑재로 전성비 등을 극적으로 늘려 세계를 놀라게 한 지 4년이 지났다. 맥북 에어 M3는 세계 최고 IT기업 제품답게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성능을 향상했다.
그럼에도 '애플'다운 제품인지 아쉬움이 없지 않다. 맥북 에어 M3는 노트북 사용 경험을 뒤바꿀 혁신까지 미치진 못했다.
김인철 기자 aupf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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