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7일(현지시간) 근래 급등 추세를 보여온 원·달러 환율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개입에 나설 “재원과 수단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워싱턴 D.C.에서 국제통화기금(IMF) 춘계 회의 계기에 열린 대담에서 “우리 환율이 시장 기초에 의해 용인될 수 있는 수준에서 약간 벗어났다”면서 “미국 통화정책 변화가 신흥 시장의 환율에 주는 영향은 1년 반 전에 비해 일시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수주간 환율에 영향을 끼친 여러 외부요인이 있었다면서 원·달러 환율 급등에 미국 통화정책, 지정학적 긴장, 이웃국가인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전날 CNBC 방송과 인터뷰에서도 원·달러 환율 급등과 관련해 “시장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최근의 변동성은 다소 과도하다”면서 “환율 변동성이 계속될 경우 우리는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설 준비가 돼 있으며, 그렇게 할 충분한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총재가 외환 시장 안정화를 위한 수단을 재차 강조한 것은 추후 환율 방어를 위한 시장 개입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과 중동 불안에 따른 위험 회피 심리 등으로 최근 원·달러 환율은 17개월 만에 장중 1400원대로 진입했다가 17일 1380원대로 하락 마감했다.
18일 원·달러 환율도 장 초반 1380원 부근으로 하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11시 현재 전일보다 8.6원 내린 1376.90원에 거래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 8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한 데 이어 이날도 6.8원 내린 1380.0원에 개장해 1380원을 전후로 등락 중이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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