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4대 맥주 브랜드 하얼빈 맥주에서 곰팡이 독소가 검출돼 논란이 일자, 제조사 측은 해당 제품은 내수용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오줌 맥주' 논란을 일으킨 칭다오 맥주와 같은 해명으로 현지인들의 분노를 샀을 뿐만 아니라 해외 소비자들의 위생 우려 역시 종식시키지 못했다.
19일(현지시간) 중국 펑파이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홍콩소비자위원회가 시중에서 판매되는 맥주 30종의 안전성을 검사한 결과 하얼빈 맥주 '마이다오(맥도)'에서 곰팡이 독소의 일종인 '데옥시니발레놀'(DON·보미톡신)이 검출됐다.
데옥시니발레놀(보미톡신)은 주로 밀, 보리, 귀리, 호밀, 옥수수 등에서 발견되는 곰팡이 독소다. 맥주에서는 보리가 발효되는 과정에서 곰팡이에 오염되면 나온다.
이번에 검출된 양은 1㎏당 26㎍. 위원회는 60kg 남성이 하루 4캔을 마시면 안전한 수준이라고 했지만, 지속적으로 과음하면 메스꺼움과 구토·설사·복통·발열 등을 경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국가표준인 1000㎍/1㎏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이는 곡물 관련 제품에 대한 규정이다. 위원회는 맥주 등 곡물을 활용한 알코올성 음료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고 지적했다.
소비자 우려가 확산하자 하얼빈 맥주 측은 “해당 마이다오 제품은 중국 본토에서만 생산 ·판매된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 내 소비자들의 안전을 무시한 답변”, “다시는 하얼빈 맥주는 마시지 않겠다” 등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하얼빈 맥주는 1900년 탄생한 중국 최초의 맥주이자, 중국 4대 맥주로 유명하다.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30개국 이상에 수출되고 있어 해외 소비자들 역시 관심을 보였다. 한국도 하얼빈 맥주는 판매하지만, 문제가 된 마이다오 제품은 수입하지 않고 있다.
특히 칭다오 맥주의 '오줌 맥주' 논란이 벌어진 지 일년도 채 되지 않아 이 같은 일이 발생하자, 국내 소비자들은 중국 맥주 위생에 더 큰 불안을 나타냈다. 당시 칭다오 맥주의 한 공장에서 직원이 맥주 사일로(전용 탱크)에 소변을 보는 영상이 확산돼 논란이 일었다.
이 소동으로 국내 맥주 시장에서 수입맥주 부문 1~2위를 다투던 중국 맥주가 단숨에 일본 맥주에 자리를 빼앗겼다. 칭다오 맥주는 문제가 된 공장에서 생산한 맥주가 중국 내 소비용이라고 했지만 한국 여론은 싸늘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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