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200대 후반대까지 셀을 적층한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출하한다.
삼성전자는 1테라비트(Tb) 트리플 레벨 셀(TLC) 9세대 V낸드를 양산한다고 23일 밝혔다. 제품은 236단을 쌓은 8세대 V낸드보다 적층수가 늘어난 것으로, 290단 수준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구체적 적층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삼성은 더블 스택 구조로 업계 최고 단수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더블스택은 낸드를 두 번에 나눠서 만든 뒤 한 개 칩으로 결합하는 기술이다.
삼성은 여기에 '채널 홀 에칭(Channel Hole Etching)' 기술을 더해 한 번에 업계에서 가장 많은 단수를 뚫었다고 강조했다. 적층한 셀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전자가 이동할 수 있는 통로(홀)를 만들어줘야 하는데, 삼성은 한 번에 여러 층을 뚫어 생산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9세대 V낸드는 단위 면적당 저장할 수 있는 비트(Bit) 수를 이전 세대 대비 약 1.5배 개선해 전작 대비 크기와 두께가 줄었다. 또 차세대 낸드플래시 인터페이스 '토글(Toggle) 5.1'을 적용, 8세대 V낸드 대비 33% 향상된 최대 3.2Gbps의 데이터 입출력 속도를 구현했으며, PCIe 5.0 인터페이스도 지원한다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소비 전력은 저전력 설계 기술로 이전 세대 제품 대비 약 10%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TLC 9세대 V낸드에 이어 올 하반기 '쿼드 레벨 셀(QLC) 9세대 V낸드'도 양산할 예정이다. TLC는 하나의 셀에 3bit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는 구조며, QLC는 4비트를 기록할 수 있는 구조다.
허성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장 부사장은 “고객 요구에 맞춰 기술 혁신을 통해 생산성과 제품 경쟁력을 높였다”며 “9세대 V낸드를 통해 AI 시대에 대응하는 초고속·초고용량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낸드플래시는 인공지능(AI) 시대 도래로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지난해 387억 달러(약 53조3402억원)에서 2028년 1148억 달러(약 158조1829억원)로 연평균 24%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