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인공지능(AI) 역량은 결국 AI 기술을 가진 부서와 AI를 사용하려는 부서의 협업으로 이뤄진다.”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지난달 타운홀 미팅에서 이 같이 말했다. 실제 LG유플러스 마곡사옥에서는 자체 AI 기술인 '익시' 기반 영상 AI 기술을 개발하는 박상훈 비전기술팀장과 오리지널 콘텐츠를 발굴·제작하는 오동석 선임이 '익시' 기반으로 효율적으로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었다.
특히 '익시' 비전 AI 기술은 콘텐츠 영상 편집 시간을 6분의 1로 단축해 준다. 또 스포츠 하이라이트 편집을 완전 자동화하는 등 내부 업무 혁신에 높은 성과를 내고 있다.
기자가 직접 체험해 본 루틴은 AI 콘텐츠 편집이다. ①LG유플러스 콘텐츠 전문 스튜디오 'STUDIO X+U'가 제작한 콘텐츠 '맨인유럽'을 띄우고, '박지성 선수가 축구 경기장에서 출연진과 함께 웃는 장면' 키워드를 입력하자 ②해당 솔루션은 빠른 속도로 기대했던 클립을 잘라 보여줬다. 박지성 선수의 얼굴과 표정을 인식하고, 장소를 판단해 영상을 자동으로 제작하는 식이다. ③익시가 편집한 하이라이트 영상을 공식 유튜브 계정에 업로드하는 것으로 루틴은 끝난다. ④'맨인유럽' 한 편에서 쇼츠 10개를 생성하는 데 20분 정도면 충분했다. 인간이 편집을 진행하면 한 편당 약 2시간 정도 소요됐던 업무다.
단순한 화면이 반복되는 스포츠의 경우에는 편집을 AI로 완전 자동화했다. 야구·축구 등 생방송 경기에서 득점이 일어난 경우, AI가 이를 실시간 판단해 3분 내 자동으로 하이라이트 영상을 제작하고 플랫폼에 업로드까지 진행한다.
오동석 선임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3월까지 익시가 편집한 야구·축구 하이라이트 영상은 1000개가 넘는다”고 소개했다.
LG유플러스는 비전 AI에 △행동인식엔진 △문자인식엔진 △멀티모달엔진 등 다양한 엔진을 탑재했다. 축구·야구 경기에서 득점이 이뤄지는 상황과 더불어 함께 노출되는 자막까지 학습해 패스·질주·피칭 등 득점이 연관되는 장면부터 득점 장면까지 자동으로 판단해 영상을 제작한다.
박상훈 팀장은 “AI 도입으로 단순 업무에 소요 시간이 단축돼 임직원들이 중요도가 높은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AI 기술을 활용해 임직원들의 업무 경험을 혁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혜미 기자 hyemi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