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메모리 수요에 대응, 청주 신공장을 D램 생산기지로 확정했다. 당초 발표했던 투자액보다 5조원 이상 증액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선단공정 기반 차세대 D램 생산능력을 확보한다.
SK하이닉스는 24일 이사회를 열고 충청북도 청주시에 건설할 신규 반도체 제조공장(팹) 'M15X'를 D램 생산기지로 결정하고 총 2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우선 팹 건설에 약 5조3000억원을 투자한다. 선단공정 D램 생산을 위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비롯한 제조 장비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달 말 공사를 본격화해 내년 11월 준공 후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다.
M15X는 실리콘관통전극(TSV)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는 M15와 인접해 있어 HBM 생산을 최적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SK하이닉스가 M15X 용도를 확정, 발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2025년까지 15조원을 투자한다고만 발표했다. 시장 수요로 D램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게 시급해지면서 이같이 결정했다.
SK하이닉스는 AI 시대 도래로 수요가 급증한 HBM 선두주자다. HBM은 D램을 수직 적층해 성능을 끌어올린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HBM용 D램은 일반 D램보다 35~45%가량 커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 HBM의 경우 일반 D램 제품과 동일한 생산량을 확보하려면 최소 2배 이상의 생산능력이 필요하다.
SK하이닉스는 M15X와 함께 약 120조원을 투자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다른 국내 투자도 차질 없이 진행할 방침이다. 용인 클러스터 첫 번째 팹은 내년 3월 착공해 2027년 5월 준공 예정이다.
용인 클러스터 첫 번째 팹은 현재 부지 조성 공정률은 약 26%로, 목표 대비 3%포인트 빠르게 공사가 진행중이다. 부지에 대한 보상절차와 문화재 조사는 모두 완료됐고, 전력과 용수, 도로 등 인프라 조성 역시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이 중장기적인 성장 국면에 들어갔다며, 연평균 60% 이상의 성장세가 예상되는 HBM과 함께 서버용 고용량 DDR5 모듈 제품을 중심으로 일반 D램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는 “M15X는 전세계에 AI 메모리를 공급하는 핵심 시설로 거듭나 회사의 현재와 미래를 잇는 징검다리가 될 것”이라며 “투자가 회사를 넘어 국가경제의 미래에 보탬이 되는 큰 발걸음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