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2, 3차 협력사의 근로여건 개선을 위해 120억원 규모 사업을 추진한다.
고용노동부와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중소 협력사 등 10개사는 25일 서울 강남구 기아360에서 상생 협약식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협약은 탄소 중립, 미래차 전환 등 불확실한 여건 속에서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노동 약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중소협력사의 근로여건 향상이 중요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 동안 경영 안정과 생산성 향상을 중심으로 지원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상생협약 도출을 위해 자동차산업 관계자들과 정부, 전문가는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5개월 간 노사 간담회, 권역별 중소 협력사 설명회 등을 개최했다. 현장 의견을 토대로 복리후생과 인력양성, 산업 안전 등 근로여건 전 부문에서 120억원 규모의 신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는 중소협력사 복지 증진을 위한 재원을 출연해 근로환경 개선, 휴가비 지급 등 협력사의 여건에 맞는 복지사업을 시행한다. 일·가정 양립 환경 조성을 위해 공동 어린이집을 신설할 방침이다.
장기근속에 따른 지원금 지급, 산업전환 관련 컨설팅 확대, 중소협력사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노후·위험 공정 개선 비용도 지원한다.
협약에는 완성차기업 뿐만 아니라 1차 협력사도 재원을 출연해 2, 3차 협력사의 여건 개선을 위해 참여한다. 현대·기아차는 1차 협력사의 상생 노력에 대한 제도 개선과 인센티브를 검토하기로 했다.
기존의 생산성 향상 컨설팅, 기술유출 보안 관리, 해외 수출 마케팅 지원, 저금리 대출 등 금융 지원도 지속할 방침이다.
현대기아차에 고무제품을 납품하는 중소협력사 사주는 “완성차 시장의 경쟁력은 협력사로부터 출발한다”며 “이번 협약이 상생의 길로 가는 전환점이 됐으면 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정밀가공업체에 근무 중인 30대 근로자도 “회사 외국인들에게 작업 매뉴얼 번역 지원 등이 도움이 될 것”이라며 “중소기업은 청년들을 거의 볼 수 없는 게 현실이니 관련된 과제가 더 보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정부도 우리 기업들이 세계적인 ESG 선도기업의 위상을 가질 수 있도록 상생 노력을 알리고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동석 현대차 대표는 “자동차 상생협력을 위한 다짐이 함께 행복하다는 의미의 '동행'이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최준영 기아차 대표도 “이번 협약을 통해 자동차산업이 모빌리티 산업으로 한 걸음 도약하기 위한 유기적 협력관계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다현 기자 da2109@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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