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자사주 소각과 더블배당 효과에도 주가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김영섭 대표 취임 이후 한때 시가총액 10조원을 넘어섰지만 현재는 8조원대로 주저앉았다. 본업인 유·무선통신 사업 성장 둔화와 현대차의 지분매각 가능성, 외국인 소유제한에 따른 자사주 소각 한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지난 26일 결산배당으로 1주당 1960원의 기말배당금을 지급했다. 올해부터 분기배당을 도입하면서 다음달에는 1분기 배당도 지급 예정이다. 1분기 배당금은 490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결산·분기 더블배당에 따라 한 달새 2450원의 배당금을 수령받을 수 있는 셈이다. 지난달에는 271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도 완료했다.
이같은 주주환원책에도 KT 주가는 하락세다. KT 주가는 2월 19일 장중 4만240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계속 하락해 26일 종가기준 3만4500원까지 18%가량 떨어졌다. 10조8000억원을 넘어섰던 시총도 현재 약 8조8000억원으로 2조원가량 줄었다.
우선 주식 수급 측면에서 불안감이 남아있다. 국민연금 지분 매각으로 최대주주가 된 현대자동차그룹이 이를 벗어나기 위해 일부 지분을 정리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불안 요소다.
주주환원으로 내세운 자사주 소각 여력도 외국인 투자한도 규정으로 인해 한계가 있다. 기간통신사인 KT는 외국인 지분율이 49%로 제한됐다. 현재 KT 외국인 지분율은 45.44%에 이른다. 이로 인해 KT가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해도 소각할 수 있는 여력이 많지 않다.
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KT가 현대차 지분을 다시 사들이는 상황이 연출되지 않는다면 수급 우려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외국인 한도 문제로 KT가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해도 소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본업인 유무선 통신도 성장 둔화에 직면했다. 특히 올해 1분기부터 무선 통신 매출 성장률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5G 가입자수 증가세가 둔화하고 1월부터 선보인 3만원대 5G 저가요금제로 이탈 영향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월 KT 휴대전화 회선수는 전월대비 1만3000개 줄며 나홀로 감소했다.
KT는 자회사 이익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내달 10일로 예정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KT에스테이트 등 자회사 실적 호조가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KT 1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6조5723억원, 영업이익 5021억원이다. 작년 동기대비 각각 2%, 3% 성장이 기대된다. 1분기 자회사 영업이익 기여도는 1100억~125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호텔(에스테이트), KT클라우드의 구조적 고성장과 BC카드 회복 등 탈통신 사업에서의 증익이 전사 호실적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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