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강하게 반도체 산업 부활을 추진하고 있으나 해외 기업 투자 유치에만 너무 집중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연구개발(R&D)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우수 인력들의 해외 진출을 늘려 글로벌 기업의 선진 기술을 적극 배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케우치 켄 도쿄대 교수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일본은 반도체 버블에 빠져 있다”며 “반도체 산업이 엔화 약세, 안보 등 외부 요인을 이유로 부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다케우치 교수는 “일본의 미래는 일본인이 핵심 반도체 기술 세계의 중심을 잡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정부가 적극 투자하고 있지만 공장 유치, 디바이스 개발이 중점으로 미래 기술에 대한 투자는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반도체 컴퓨팅 연구, 특히 회로·시스템 관련 투자는 10년 넘게 감소하고 있고 젊은 연구자들도 줄어왔다”고 평가했다.
다케우치 교수는 도시바에 플래시메모리 연구개발(R&D)을 담당하다 지난 2007년 퇴사, 주오대 교수를 거쳐 현재 도쿄대에 재직 중이다. 도쿄대에서 물리공학 석사·전자공학 박사 학위를,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2016년 '10년후, 이과생 생존법'을 출간하기도 했다.
TSMC가 일본에 투자하면서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과 관련해서는 “TSMC 재팬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회사지만 일본 엔지니어들이 값싼 노동력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TSMC 대만 본사에 취직해 기술 핵심을 배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케우치 교수는 엔화 약세로 우수 엔지니어의 해외 이직 가능성이 커지는 것에 안타까워하면서도, 우수 인재 양성 차원에서 유학과 글로벌 대기업 취업을 긍정적으로 봤다.
그는 “엔저로 해외 기업이 일본에 공장을 짓는다면 일본 우수 인력들은 신흥국인 중국, 인도 청년처럼 미국, 유럽 등 해외로 나가야 한다”며 “과거와 달리 대기업이 우수 인력 양성을 위해 유학 등을 지원할 여력이 없는 듯한데, 정부가 할 수 있는 방안도 찾아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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