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900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마운트곡스 채권 상환 소식이 알려짐과 함께 이번 주 FOMC에서 '매파'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는 모습이다.
29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오후 2시 기준 8900만원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올해 초 5000만원대에서 한 달반 만에 1억원으로 훌쩍 뛴 이후, 횡보와 하락을 거듭하면서 현재 9000만 원 아래로 떨어졌다.
그간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와 반감기 등 호재가 가격을 견인해 온 반면, 최근 들어서는 마운트곡스 상환, 기준금리 동결·인상,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등 뚜렷한 가격 상승 요소가 없다.
특히 마운트곡스로부터 대규모 비트코인이 동시다발적으로 시장에 풀릴 수 있다는 전망이 투심을 냉각시켰다. 최근 2014년 해킹으로 파산한 가상자산 거래소 마운트곡스가 채권자에게 가상자산 반환 날짜와 규모에 대해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가상자산 커뮤니티에는 일부 상환을 받았다는 글도 올라오고 있다.
업계에 알려진 총 예상 상환 물량만 비트코인 14만2000개로, 12조5000억원이 넘는다. 상환 물량이 시장에 풀릴 경우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10년 전 파산 당시보다 비트코인 가격이 100배 넘는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매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개를 드는 물가에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동결이 확실해지고 있기도 하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한국시간으로 다음달 2일 새벽께 FOMC회의를 실시한다. 시장에선 연준이 빠르면 하반기에 인하를 시작해 올해는 많아야 2회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연준 내 매파는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하는 상황이다.
월가 투자분석 회사인 울프 리서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식고 있는 상황에서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 더 오를 가능성보다 밀려날 확률이 높다”며 비트코인 하락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시장 향방을 단정 지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간 비트코인 가격 상승 핵심 요소로 작용했던 현물 ETF와 관련한 호재가 예정돼 있어서다. 홍콩은 30일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ETF 거래를 시작한다. 호주에서도 주식 거래 80%를 처리하는 호주증권거래소(ASX)가 연내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정화 기자 spurif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