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출신 日 국회의원, 당선 93분만에 사직한 이유?

일본 걸그룹 모닝구 무스메 2기 출신 이치이 사야카. 사진=이치이 사야카 인스타그램 캡처
일본 걸그룹 모닝구 무스메 2기 출신 이치이 사야카. 사진=이치이 사야카 인스타그램 캡처

일본 인기 걸그룹 출신의 이치이 사야카가 참의원(상원) 자격을 얻었다가 93분만에 사직해 역대 최단기간 재임한 일본 국회의원이 됐다.

26일 일본 공영 NHK 방송 등에 따르면 1990년대 여자 아이돌 그룹 '모닝구 무스메' 2기로 활동했던 이치이 사야카(40)가 비례 의원 순번에 따라 참의원(상원) 자격을 얻었다. 같은 날 오전 제출한 사직서가 참의원 본회의를 통과해 단 93분만에 의원직을 내려놓게 됐다.

이치이가 재직한 '93분'은 태평양전쟁 후 최단기록이 됐다. 앞선 국회의원 최단 재직 일수는 31일이었다.

이치이는 지난 2019년 통합 전 옛 입헌민주당 소속으로 참의원 비례 의원에 출마했으나, 당선권에 들지 못하자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별다른 정치 활동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순번 하나 위였던 스도 겐키가 28일 치러질 중의원(하원) 보권 선거에 출마하면서 참의원 자격을 잃자, 이치이가 자동으로 비례의원직을 넘겨받게 된 것이다.

이치이는 “정치 활동을 재개할 예정은 없고, 적절한 사람에게 맡기고 싶다”며 비례의원직 승계 사실을 알게 된 뒤 사임 의사를 표명했지만, 통합 전 옛 입헌민주당의 순번을 현재 당이 변경할 권한이 없어 일단은 의원직을 승계 받았다. 이후 곧바로 사직서를 냈다.

93분 동안 재직한 그에게는 하루분의 의원 급여에 해당하는 총 7만6천엔(약 66만원)이 지급된다. 그는 이를 기부단체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