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 “1형 당뇨 성인 환자, 우울증 발병 3배 높아”

1형 당뇨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정신건강 지원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은 내분비내과 김재현·김규리 교수 연구팀이 2009~2020년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를 토대로 성인이 된 후 1형 당뇨로 진단된 환자 1만391명과 일반인5만1995명을 평균 7.94년 추적 관찰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 결과 성인이 된 후 1형 당뇨로 진단된 환자들과 일반인의 정신건강질환 발생률은 각각 1000인년 당 66명, 29명으로 1형 당뇨 성인 환자들이 2배 이상 더 높았다. 인년은 1인을 1년간 관찰한 기간을 뜻한다.

삼성서울병원 김재현, 김규리 교수
삼성서울병원 김재현, 김규리 교수

하위 분석에서 질환별위험을 비교한 결과, 성인이 된 후 1형 당뇨로 진단된 환자들이 일반인 보다 음주 나 약물 오남용은 4배, 우울증 3배, 성격 및 행동 장애 2.6배, 기분 장애와섭식 장애 2.5배, 불안 및 스트레스 장애 1.9배로 발생 위험이 더 높았다.

1형 당뇨는 몸 속에서 인슐린을 만들지 못하는 질환으로, 평생 관리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인슐린 주사로 관리해야하는 어려움과 어린 나이에도 비교적 많이 발병하는 특징으로 인해 흔히 소아당뇨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자가면역질환인 1형 당뇨는 나이 불문하고 진단될 수 있는 질환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전세계적으로 840만명 이상이란 보고가 있다.

한국에서 1형 당뇨에 대한 인식은 낙인 점수(점수가 높을수록 낙인 수준이 높음)로 59점 이다. 호주 53점, 터키 47점, 덴마크 43점보다 높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섭식 장애, 우울증, 불안과 같은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1형 당뇨 환자들은 혈당 조절도 힘들었다. 그럼에도 1형 당뇨 성인 환자 76%는 정신건강 관련 지원을 받아본 적이 없다 보고된 바 있다.

김재현 교수는 “하루 빨리 사회적 인식과 치료 시스템이 개선되어 1형 당뇨 성인 환자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당뇨병과 신진대사(Diabetes & Metabolism)' 최근호(IF 7.2/2022년 기준)에 게재됐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