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게임사가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경영난으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일부 보직자에 대한 직급 조정부터 프로젝트 종료와 게임 서비스 중단으로 인한 대기발령, 권고사직을 통한 인력감축까지 수면 위로 부상했다. 고용 안정성 저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각 게임사 노동조합 지회 차원에서의 공동 대응 움직임도 감지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 때 20여명대까지 줄었던 웹젠 노조 조합원 규모는 최근 종전 대비 세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조합원 수 감소와 이에 따른 사측 압박으로 지회 해산 위기까지 몰렸으나 인근 게임사, 정보기술(IT) 노조 피켓팅 지원 등 연대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웹젠은 2022년부터 노조 지회장 처우 문제 등으로 노조와 소송전까지 진행되며 내홍을 겪고 있다. 앞선 단체협약에서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교섭이 결렬된 이후 지회장이 직을 결고 5월 1일까지 조합을 100명 모으겠다는 뜻을 밝혔다.
노영호 웹젠 노조 지회장은 “노조 활동이 위축되며 사실상 해산 압박까지 받은 것”이라며 “조합원 수가 회복됨에 따라 그동안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리니지 시리즈 매출 저하로 실적이 급락한 엔씨소프트는 비개발·지원 조직을 중심으로 권고사직을 단행했다. 전체 인력 가운데 최소 5% 이상이 권고사직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200명대에 이르는 규모다.
엔씨소프트는 올 들어 전문경영인 박병무 공동대표를 선임해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앞서 출범한 변화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조직개편과 체질개선을 추진 중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체질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인력과 관련해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넥슨과 한상우 신임대표가 취임한 카카오게임즈도 크고 작은 체질개선 작업이 이뤄지면서 임직원 분위기가 뒤숭숭한 것으로 전해진다.
넥슨은 일부 신작 프로젝트를 조기 종료하고, 성과가 부진한 게임 서비스 중단을 결정하며 담당팀 구성원이 인사절차를 밟고 있다. 회사 차원에서 인력 감축은 없다는 입장이다. 카카오게임즈 또한 팀장 직급을 없애는 과정에서 내부 소통 미흡으로 인한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박정은 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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