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기업, 유관기관이 인공지능(AI) 기반 저전력 기지국 기술 확보에 나선다. 디지털 탄소중립 가속화를 목표로 AI를 활용해 기지국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사업·기술적 협력을 추진한다. 〈본지 4월16일자 2면 참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0일 '제1차 디지털 탄소중립 민관협의회'를 열고 통신 분야 탄소 저감 방안을 논의했다. 첫 회의 주제는 기지국 저전력화다. 차세대 통신 고도화에 따라 급격히 늘어난 네트워크 전력소모를 절감하는 것이 디지털 탄소중립 정책 핵심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동통신망은 디지털 경제 시대 핵심 인프라”라며 “지속가능한 AI 일상화 시대를 위해 민관이 함께 기지국 저전력화 등 디지털 탄소중립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협의회에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통 3사와 삼성전자·에릭슨엘지·쏠리드·유캐스트 등 통신장비사, AI반도체기업 리벨리온이 참여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등 디지털 탄소중립 전담반과 산·학·연 전문가도 함께했다.
통신 산업은 데이터 트래픽 증가와 생성형 AI, 차세대 통신 도입 등으로 에너지 소모가 확대되는 추세다. 대부분은 전력사용이다. 그중에서도 5G 기지국 등 네트워크 장비 비중이 70%를 넘어선다.
협의회는 저전력 AI반도체 탑재와 고효율 장비 교체를 통해 기지국 전력 사용량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우선 IITP와 ETRI는 'K-Network 2030 전략'을 바탕으로 저전력 기지국 장비개발 사업을 중점 추진한다. 이통사와 AI반도체 기업간 협력을 통해 AI 알고리즘, 국산 AI반도체가 적용된 고효율 기지국 장비를 2027년까지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통해 세계 최고 AI 기반 저전력 기지국 기술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통 3사도 기지국 저전력화 기술 도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T는 AI 기술로 기지국·서버를 자동 제어하고 통신국사 냉방을 최적화하는 에너지 절감 사례를 소개했다. KT는 현장에 적용한 네트워크 에너지 절감 기술을, LG유플러스는 AI가 트래픽 패턴을 학습·분석해 기지국 전력 소모량을 절감한 사례를 발표했다.
기관에서는 이상훈 KCA 원장이 통신부문 탄소중립 데이터 공유와 디지털 폐기물 자원순환, 강화된 국제기준·표준대응 등 민관 협력이 필요한 영역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진 자유토론에서는 AI반도체·AI 에너지 효율화 솔루션의 현장 도입 가능성과 시기, 해외 이동통신망 저전력화 지원 정책 등을 폭넓게 논의했다. 기지국 저전력화 기술 전망 등 국내외 동향을 공유하고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저전력화 지원 정책을 점검했다.
정부는 올해 디지털 탄소중립 민관협의회를 주제별로 나눠 확대·운영 예정이다. 이번 기지국 저전력화에 이어 데이터센터(IDC)와 소프트웨어(SW) 분야에서 에너지 절감 논의를 이어간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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