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남부지역 출퇴근길 부담이 다소 덜어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 대도시광역위원회는 남부지역에 2층 전기버스 등 광역버스를 대폭 확충하고 버스 속도 제고에 나선다고 2일 밝혔다.
우선 광역버스 공급 확대를 위해 올해 활용할 수 있는 2층 전기버스 50대 가운데 40대(80%)를 수원, 화성, 용인 등에 단계적으로 투입한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하루 광역버스 수송력을 1만8400명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국토부는 남부지역에 5개 이내 광역버스 노선 신설도 추진한다. 지방자치단체의 수요에 기반해 오는 6월 노선위원회를 거쳐 확정된다. 또 교통카드 이용 데이터에 기반한 대중교통 이용객 목적지 분석을 토대로 수요맞춤형 출퇴근 전세버스 등을 추가 투입한다. 교통 사각지대에 있거나, 입주 초기여서 정규노선 신설이 곤란한 지역에는 광역 DRT를 도입한다.
아울러 지난 3월 개통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가운데 수요가 높은 동탄역을 중심으로 연계 교통도 확대할 계획이다.
동탄신도시 외곽 지역은 동탄역까지 이어지는 버스 노선이 없거나 배차간격이 길어 GTX-A 이용에 불편이 있었던 만큼 7개 노선(출퇴근 시 각 3회 운행, 10∼15분 간격)을 추가 확충해 GTX-A 접근성을 높인다. 이를 통해 GTX-A 일일 수요가 600명∼1000명가량 늘어날 것으로 국토부는 예측했다.
버스 속도를 높이기 위한 도로 제반 여건도 조성한다. 국토부는 올해 하반기 지방도 309호선 청계 IC에서 과천 IC까지 총 6.3㎞, 왕복 8차로 구간에 출퇴근 시간만 운영되는 '시간제 버스전용차로'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경기도와의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전용차로 도입을 통해 사당·양재역 등으로 이동하는 수도권 남부지역 총 27개 노선버스(시간당 103대, 일 승차인원 약 7만명 추정)의 출퇴근 운행 시간이 최대 24분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도는 이와 별개로 2030년 이후 수도권 남부지역 신도시 입주 계획에 대비해 중장기적으로 버스전용차로를 확대하는 한편, 남부 지역과 서울을 연결하는 추가 도로 신설도 검토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특히 성남시에 구도심(남한산성)∼서울 복정역 구간(10.2㎞) 간선급행버스(BRT)를 도입한다. 이를 통해 총 67개 노선버스의 운행시간이 최대 14분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수원(1개), 용인(2개) 일반 광역버스 노선에는 주요 정류장만 정차하는 급행버스를 처음 도입한다. 기존 노선 대비 운행시간은 최대 30분 단축된다. 또 경기 남부 지역은 높은 만차율로 광역버스 이용객의 대기시간이 긴 만큼 좌석 예약제 적용 노선 및 횟수도 대폭 확대한다. 적용 노선은 37개에서 53개로, 횟수는 81회에서 118회로 늘린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사이 서울 명동 등에서 불거진 도심 내 광역버스 혼잡 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노선을 분산·조정할 예정이다.
명동 경유 광역버스 노선은 회차경로와 정류장을 조정해 혼잡 구간인 남대문세무서를 통과하는 광역버스 대수를 시간당 143대에서 106대로 줄인다. 이를 통해 서울역부터 순천향대병원 구간의 운행 시간을 최대 8분 단축한다.
강남 경유 광역버스 노선은 역방향 운행 및 가로변 전환으로 조정하고, 강남역 인근 강남 중앙차로를 통과하는 광역버스 대수를 시간당 198대에서 145대로 줄인다. 운행 시간(신사∼뱅뱅사거리)을 12분 단축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국토부는 경기 남부와 서울을 잇는 핵심 거점인 양재역에 복합환승센터를 구축하는 등 광역교통시설 공급에도 속도를 낸다. 이달 중 대광위와 서초구가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동용역을 시작해 내년 초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2027년 착공,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진행한다.
강희업 대광위원장은 “이번 수도권 남부지역 교통편의 제고 방안을 통해 서울로 출퇴근하는 수도권 남부지역 주민들이 편리하고 쾌적한 출퇴근 교통환경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며 “지난 민생토론회 때 약속한 '수도권 전 지역 출·퇴근 30분 시대 실현'을 위해 북부권 및 동부권 교통대책 등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