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지역에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까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2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달 말 태국 26개 지역의 기온이 40도를 넘어섰다. 북부 람팡 지방의 경우에는 최고 기온 44.2도를 기록했다. 태국 기상청은 30일 방콕의 체감온도가 52도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변 동남아시아 국가들도 태국과 비슷한 상황이다. 태국에서는 올해 열사병으로 최소 30명 이상 사망했다.
필리핀은 체감온도가 47도에 육박해 전국적으로 휴교령이 내려진 상태다. 필리핀 기상청에 따르면 27일 수도 마닐라는 38.8도를 기록했고 필리핀 북부 지역은 39.2도까지 치솟았다.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은 “극심한 폭염으로 인해 냉방 수요가 급증해 전력 시스템에 과부하가 일어났다”며 “필리핀 일부 지역에서 전력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 역시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베트남 국영 통신사 VNA에 따르면 최근 전국적으로 기온이 39~42도까지 올랐고 일부 지역에서는 최고 기온 44도를 기록하기도 했다.
베트남 기상청은 5월까지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5월 이후 더위가 수그러들면서 뇌우와 우박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동남아시아는 통상적으로 3월에서 5월까지가 건기로 폭염이 찾아온다. 엘니뇨 현상으로 인해 예년보다 높은 기온이 이어지면서 살인적인 폭염이 찾아온 것이다.
한편, 유엔 산하 세계기상기후기구(WMO)는 “아시아가 특히 빠른 속도로 온난화되고 있으며 폭염의 영향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며 올해 전 세계 폭염이 신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며 '적색경보'를 발령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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