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공시, 탄소저감 실적 압박에…몸값 치솟는 기후테크 스타트업

기후테크 스타트업 몸값이 치솟고 있다. 글로벌 차원의 지속가능성(ESG) 공시 기준 도입이 이어지면서다. 탄소 배출 저감 실적을 증명하기 위한 규제가 늘어나면서 금융권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금도 유입되고 있다.

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수질정화로봇 '쉐코아크'를 개발하는 스타트업 쉐코는 더웰스인베스트먼트로부터 1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올해 CES에서 2개 부문 혁신상을 수상한 것은 물론 SK이노베이션과 협업해 시제품 및 오염 물질 제거 프로젝트를 기획하는 등 해양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이 회사는 창업 당시에도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초기 투자를 유치한 적이 있다.

이번 투자 유치 과정에서 쉐코는 약 3배가 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50억원 안팎에 불과했던 기업가치는 150억원 안팎으로 상승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2월 현대차증권은 크리노베이션미래신기술조합을 통해 이 회사에 5억원을 투자했다.

쉐코 뿐만 아니다. 창업 초기 단계의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최근 없어서 투자하지 못하는 수준이라는게 벤처투자업계 분위기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5억~10억원 안팎의 적은 투자금이지만 워낙에 시장에서 작동할 만한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저변이 좁다보니 작은 가능성이 있더라도 투자부터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 폐기물 분리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리코는 지난 2월 중소벤처기업부 스케일업팁스 프로그램에 선정돼 12억원의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받는데 성공했다. 이미 지난해 145억원의 투자를 받은데 이어 성장 자금까지 확보했다. 당시 리코는 1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다.

업계 안팎에서는 리코 기업가치 역시 크게 높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리코가 보유한 폐기물 수집·운반 기술이 최근 기업의 당면 과제인 탄소 배출 저감 실적을 파악하는데 실질적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중심으로 조성되는 대규모 펀드도 기후테크 스타트업의 기업가치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성장금융은 기업은행과 5대 시중은행의 출자를 기반으로 2030년까지 총 3조원 규모의 기후기술펀드 조성을 예고했다.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ESG 공시 등 규제가 강화되는 만큼 대기업에서는 탄소저감 노력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도 기후테크 분야에 전략적 투자를 늘릴 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면서 “대규모 펀드 조성도 예고되어 있는 만큼 빠르게 유망 기후 기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The Bright blue sky and Co2 cloud icon. Climate change conce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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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