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착보장에 당일·일요 배송 서비스까지 도입한 네이버쇼핑이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네이버쇼핑이 로켓배송에 버금가는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식품과 뷰티 등 소비재 제조사들의 온라인 대안 유통채널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네이버 공식 브랜드스토어에서만 단독 판매되는 도착보장 전용 헤어, 바디 상품을 선보였다. 빙그레도 쿠팡 로켓배송에 입점하는 대신 네이버에 직영몰을 구축해 단독 구성상품을 판매 중이다. CJ제일제당은 1000여 개가 넘는 전 상품에 도착보장을 적용해 판매하고 있다.
네이버 도착보장 당일배송에는 하림, 청정원, 샘표, 피죤 등 소비재(FMCG) 상품군 뿐만 아니라, 고려은단, 종근당 건당 등의 비타민·영양제와 스파오 등 의류 브랜드까지 입점한 것으로 확인된다.
제조사들이 네이버쇼핑을 핵심 온라인 유통채널로 활용하는 것은 구매 고객들이 체감하는 배송 서비스 품질은 유지하면서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네이버쇼핑은 직매입 구조인 쿠팡에 대응해 D2C(소비자직접판매) 플랫폼 형태로 사업을 운영한다. 쿠팡이 상품을 제조사에게 매입해 물류 창고에서 보관하고 있다가 판매하는 구조라면, 네이버쇼핑은 제조사들이 직접 고객 접점을 확보하고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과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가 제조사들에게 일종의 자사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제조사 입장에서는 유통업체에 들이는 납품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여기에 네이버도착보장 솔루션을 최근 당일배송과 일요배송으로 확대하면서 빠르게 고도화되고 있다. 제조사들 입장에서는 쿠팡 외에도 빠른배송 선택지가 생겼다.
이처럼 네이버쇼핑이 대안으로 부상하면서 한동안 쿠팡에게 기울었던 제조사와 물류사와의 '협상력'이 제조사들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존에는 높은 시장 점유율과 압도적인 물류 경쟁력으로 제조사와의 납품 협상과정에서 쿠팡이 주도권을 잡았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마진율 협상 등의 과정에서 제조사들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대표적으로 햇반의 납품가 및 마진율 문제로 갈등을 빚은 CJ제일제당은 로켓배송이 중단되면서, 2022년 이후 쿠팡과 지금까지 등을 지고 있다. 비슷한 이유로 갈등을 겪었던 LG생활건강은 알리익스프레스 입점 이후 쿠팡과 다시 손을 잡았다. 존슨앤존슨도 지난해 쿠팡과 마진율 협상 과정에서 로켓배송 납품을 중단했는데, 네이버 도착보장은 적극 이용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이나 상품 다양성 측면에서 쿠팡이 네이버쇼핑보다 밀리는 상품들도 일부 나오고 있다”라며 “쿠팡 경쟁업체들의 존재는 제조사들에게도 e커머스 전략 다변화 기회로 작용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구매자에게도 유리한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