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어디 가세요?” 아버지 손에는 가정용 휴지와 마실 거리가 들려 있다. 이 앞 판자촌에 가신다고 한다. 나도 아버지 손을 잡고 따라 나선다. 우리 집도 장마철이면 화장실 하수가 역류하고, 반 지하에 살고 있으니 물을 퍼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다반사다. 그럼에도 아버지는 이렇게 종종 판자촌을 찾고 계신다.
아버지는 어린 나에게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고 말씀 하신다. 가난한 사람은 가난한 이유가 있고, 부자인 사람은 부자인 이유가 있다고. 하지만 그 이유가 옳고 그름을 얘기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신다.
현대 사회는 다양하고 복잡한 문제로 가득하다. 빈곤, 환경오염, 교육 격차, 보건 문제 등 수많은 문제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 문제가 해결 될 줄 알았던 사회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더 다양한 생각들이 쉽게 표출 되고, 상대적 다름에서 발생하는 문제가 더 늘어나고, 공공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정부의 통제와 관리 범위를 벗어나 세분화되고 있다.
이렇게 세분화되고 있는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각기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세 가지 주요 형태는 첫 번째 공공 부문. 우리가 알고 있는 국가이고 이 국가에 종사하는 공무원이다. 이들은 사회적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전문가이고, 사회적 문제 해결을 전문적으로 하기 위해 구성된 집단이다. 두 번째 NGO·NPO 및 비영리 단체 부문. 민간에서 모금된 기부금과 후원을 바탕으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거나, 공공 부문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역할을 한다. 세 번째 사회적 경제 집단. 경제적 활동을 통해 자발적이고 지속 가능한 문제 해결을 추구하고, 사회적 가치 실현, 참여적인 의사결정, 개인과 공동체의 역량강화, 경제활동에서 획득되는 결과를 구성원이나 사회적 가치 실현에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는 세금으로 조성된 공적 자원을 사용해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주요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예로 한국의 국민건강보험 제도를 들 수 있다. 이는 모든 국민에게 기본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국가 차원의 정책으로,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의 의료 접근성을 높여 건강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 전 국민에게 건강 검진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질병의 조기 발견 및 예방을 촉진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공공 부문의 사회적 문제 해결 방식은 규모의 경제와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지만, 관료제적인 경직성과 복잡한 행정 절차로 인해 문제 해결이 때로는 지연될 수 있다는 한계도 존재한다.
NGO 및 비영리 단체는 유니세프와 같이 민간의 후원으로 전 세계 어린이들의 권리 증진을 목표로 하면서 공공 부문의 사각지대를 메우는 역할과 국가 간 국제적 활동의 교두보 역할을 하기도 한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의 교육 프로그램은 유니세프의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로, 학교 건설과 교재 제공을 통해 열악한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사회적 경제는 저소득층 여성에게 무담보 소액 대출을 제공해 그들이 경제 활동을 통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수익을 다시 사회적 문제 해결에 재투자하는 그라민 은행, 노숙자, 실직자 등의 취약 계층에게 일자리와 거처를 제공해 자립할 수 있도록 돕고, 이들의 중고품 재활용 및 판매 사업을 통해 재원을 확보하며, 재활용된 제품들은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거나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사회 공동체도 있다. 이러한 사회적 경제 영역은 경제 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면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면서 발생한 경제적 이익을 또 다른 사회적 문제에 투입하면서 민간 공동체 스스로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문제들은 해결되어야 할 숙제로, 이에 대한 최적의 시스템이나 접근 방법은 일률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 사회적 문제 해결 과정에서는 새로운 문제의 지속적인 등장이 불가피하며, 이는 우리가 상대적으로 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 불균형적인 세상 속에서 지속적으로 합리성을 찾아가는 셀프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난 리더가 필수인 이유다.
함성룡 전 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이사장(CF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