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고부가 화학 제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고도화에 속도를 낸다. 첨단·전지 소재 등 신성장 사업에 투자를 집중해 범용 중심 사업구조에서 탈피한다는 전략이다.
이훈기 롯데케미칼 총괄대표는 9일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범용 석유화학 중심의 사업 구조를 혁신적으로 개편하고, 신성장 사업의 육성·강화에 자원을 집중해 속도감 있게 포트폴리오를 고도화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롯데케미칼 사업 포트폴리오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사업 포트폴리오는 △기초화학 △첨단소재 △정밀화학 △전지소재 △수소에너지의 5개 사업으로 재편된다.
석유화학중심의 기초화학사업은 지속적으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바, 엣셋 라이트 전략의 지속적인 실행과 운영효율 극대화를 통해 캐시카우로서 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첨단소재사업은 안정적 수익창출 구조를 유지하면서 점진적으로 볼륨을 확대, 글로벌 핵심 사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방침이다.
정밀화학사업은 암모니아와 그린소재사업을 중심으로 추가 신사업을 발굴해 롯데 화학사업 내에서 의미 있는 포트폴리오로 육성한다.
핵심 신사업인 전지소재사업은 현재의 음극박과 양극박 사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최고 지위를 먼저 구축하고, 향후 시장 내 역동성을 고려해 추가 확대 기회를 모색할 방침이다.
수소에너지사업은 기존의 부생수소를 활용해 수소사업의 기반을 구축한 후에, 해외 청정 수소·암모니아 확보를 통해 사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 대표는 “사업 구조 전반에서 효율화를 추진하고 투자 리스크를 관리해 더 많은 잉여현금을 창출할 방침”이라면서 “단기적으로는 재무적 안정성을 높이고, 중장기적으로는 지속가능성과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롯데케미칼 대표가 콘퍼런스콜에 직접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석화업계가 최악의 불황을 겪는 만큼 사업 구조 재편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 등 동종업계가 최근 자산 매각, 사업 구조 고도화 등 재편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롯데케미칼도 강도 높은 혁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은 최근 태양광용 폴리올레핀 엘라스토머(POE), 반도체용 C3-IPA의 신규 라인 가동 효과, 북미, 인도 ABS컴파운드 공장 가동 등에 나섰다. 또 합작법인(JV) 설립 등도 검토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과 글로벌 수요회복 지연으로 흑자전환 시기가 지연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태양광, 소재 등 타 부문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화는 타이어 소재 SSBR(합성고무)의 생산 능력을 늘리고 재활용 소재를 투입한 친환경 제품 생산도 준비하는 등 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선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범용 제품 비중이 높은 롯데케미칼의 본격적으로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서는 상황”이라면서 “이 대표 취임 이후 이러한 방향성이 더 뚜렷해 지고 구체화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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