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커머스가 더 이상 막을 수 없는 물결이라고 한다면, 이제는 질서 있는 정착과 e커머스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의할 때입니다.”
지난 3일 유통학회 세미나에 참석한 알리익스프레스 관계자는 C커머스(중국 e커머스)를 '막을 수 없는 물결'이라 표현했다. 불과 1년 만에 온라인 소매시장 주류로 올라선 C커머스의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장기적으로 더욱 과감한 투자를 이어 가겠다는 의지도 느껴졌다.
C커머스는 국내에서 승승장구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는 나란히 월활성사용자수(MAU) 800만을 돌파했으며 거래액, 신규 설치 건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초저가 상품, 무제한 할인 쿠폰, 무료 배송·반품 정책 등 물량 공세로 단숨에 국내 소비자 이목을 모았다. 결국 국내 e커머스 대장 격인 쿠팡마저 1분기 적자를 기록하며 휘청인 모습이다.
C커머스에 대한 평가는 상반된다. 소비자와 셀러들의 선택권을 넓힌다는 주장과 중소 셀러와 제조 기반이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맞선다. 중요한 점은 시총 200조원이 넘는 거대 C커머스가 국내에 뿌리를 내리겠다는 의지가 분명하다는 점이다. 그의 말대로 막을 수 없다면 질서 있는 정착 또한 고민할 시점이다.
정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정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C커머스가 판매한 어린이 제품에서 1급 발암 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은 충격적이다. 개인정보보호 논란도 지속되고 있다. 기성 국내 e커머스 업체와 같이 상품 품질, 정보보호, 어뷰징 등에 대한 자율적인 대책과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모든 산업의 국경이 사라지는 시대에 C커머스의 등장은 피할 수 없다. 다만 국내 유통 시장은 월마트, 까르푸가 철수하고 아마존이 독자 진출을 포기한 혹독한 시장이다. C커머스가 국내법 준수, 상품 모니터링 등 눈높이를 맞추지 않는다면 까다로운 국내 소비자는 관심을 접을 것이 분명하다. C커머스의 적극적인 대처를 기대한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
민경하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