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올해 인공지능(AI) 기술개발과 서비스 출시를 위해 1500억원을 투자한다. AI 기술 테스트베드 성격의 'AI 플레이그라운드'에는 외부 기업까지 참여하도록 구성될 전망이다. 카카오는 내달 3일 카카오브레인 통합을 완료하면서 효율적인 AI 기술·서비스 개발에 집중한다. 연내 '카카오표' AI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공개될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올해 AI 기술과 서비스 개발 등을 위해 1500억원 투자를 단행할 계획이다. 카카오가 지난해 AI 투자 금액으로 1255억원을 집행한 것을 감안하면 약 19.5%를 증액한 수치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9일 컨퍼런스 콜에서 AI 사업의 구체적인 방향성에 대해 밝힌 바 있다.
카카오는 구체적으로 카카오와 카카오브레인 AI 사업부 통합을 위해 약 1000억원, 그래픽처리장치(GPU) 투자에 500억원을 배분했다. AI 사업을 본사로 집중해 인프라 등에 대한 효율을 높이고, GPU 투자도 전년 대비 확대한다.
우선 카카오는 내달 3일까지 카카오브레인 통합 작업을 완료한다. 카카오브레인 대부분 인력을 흡수합병하면서 200명 가까운 인력이 본사로 편입될 전망이다. 카카오브레인에 남은 헬스케어 부문 인력은 카카오헬스케어로 이동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의 최고AI책임자(CAIO) 조직과 카카오브레인의 조직 편제가 끝나면 AI 기술·서비스 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GPU 등 인프라 투자는 향후 출시할 생성형 AI 서비스의 활성화 여부에 따라 확대될 수 있다. 카카오는 AI 기반 콘텐츠 구독, 상담 형태 서비스 등 AI를 접목한 다양한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들이 확장될 때에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도 뒤따를 전망이다.
정 대표는 지난 9일 컨퍼런스 콜에서 “카카오는 경량화된 모델인 소형언어모델(sLLM)에서 거대언어모델(LLM)까지 생성형 AI 모델을 모두 확보하게 됐다”면서 “실제 카카오 서비스의 니즈가 있는 방향으로 언어모델의 연구개발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AI 기술 안정성을 검증하기 위한 테스트베드인 'AI 플레이그라운드'도 준비하고 있다. AI 플레이그라운드에는 카카오뿐만 아니라 외부 기업과 활발하게 소통하는 공간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 AI 서비스를 안전하게 구현하도록 기술 인력들이 협업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이미 안전한 AI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글로벌 오픈 소스 커뮤니티 'AI 얼라이언스(AI Alliance)'에 가입하는 등 개방형 전략을 벌인 바 있다.
카카오의 AI 사업은 빠르고 효율적인 기술 개발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의 투자 규모는 그간 누적으로 대규모 자원을 투입한 글로벌 빅테크는 물론 국내 네이버와 비교해도 많지는 않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AI 인력 확보와 모델 개발을 위해 누적 1조원을 투자한 바 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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