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산업이 침체를 겪고 있지만 이는 당연히 거쳐가야 하는 성장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기차 시장이 다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품질로는 일본 제품을 능가하고 가격 경쟁력은 중국보다 더 우수한 제품으로 승부하겠습니다.”
최원근 더블유씨피(WCP) 대표는 “글로벌 생산능력을 현재의 3배로 키우고 초격차 기술력 확보와 원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더블유씨피는 이차전지 4대 소재 중 하나인 분리막을 제조하는 회사다. 최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마케팅과 액정표시장치(LCD) 상품기획 업무를 거쳐 2005년 더블유씨피의 모회사 더블유스코프를 창업했다.
설립 직후 소니 배터리를 탑재한 델 노트북에서 화재 사고가 나면서 리튬이온 배터리 안전 이슈가 부각되고 분리막 안전 기준도 높아지면서 초기 3년간 매출이 0원일 정도로 고전했다. 이후 미국 배터리업체 A123시스템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소니에 스마트폰용 분리막을 공급하면서 사세를 키웠다.
최 대표는 머지않아 전기차 시장이 열리면서 분리막 수요도 급증할 것으로 보고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2019년 삼성SDI와 공급계약에 성공하면서 매출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더블유씨피는 지난해 3050억원 매출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늘어날 시장 수요를 고려해 생산능력을 키우는데 집중하고 있다. 충주 공장 7·8 라인이 3분기 가동을 시작하면 현재 8억2000만㎡인 생산능력이 11억3000만㎡로 늘어난다. 첫 해외 생산 거점인 헝가리 공장도 2026년 양산을 시작한다. 공장 부지만 충주 공장의 4배로 공장이 가동되면 생산능력이 현재 3배 규모인 23억7000만㎡까지 확대된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으로 수요가 커지는 북미 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현재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 부지 후보를 검토하고 있으며 늦어도 내년 초 최종 후보지를 확정할 계획이다.
글로벌 주요 분리막 기업들의 품질이 상향평준화된 만큼 앞으로는 가격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더블유씨피는 생산성을 높여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세계 최대 5.5m 광폭 제조설비가 최대 강점이다. 분리막은 동일한 생산라인에서 얼마 만큼 유효 면적을 생산하는지가 수익성과 직결돼 폭을 넓힐 수록 단위시간당 생산성이 높아진다. 새로운 생산 공법도 독자 개발했다. 분리막 원단의 한쪽 면을 코팅하는 단면코팅을 진행할 때 필름 두 장을 한 번에 코팅할 수 있는 '단면코팅품 듀얼코팅 기술'이 대표적이다.
최 대표는 “신공법을 적용해 경쟁사들과 비교해 라인당 생산성이 2배 이상 높은 것이 강점”이라면서 “이는 동일한 설비를 통해 분리막을 생산하더라도 2배 이상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고객사 다변화도 적극 추진한다. 현재 국내외 배터리 제조사와 장기공급 논의를 진행 중이며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와도 공동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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