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2800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재차 숨을 고르고 있다.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되면서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고조된 영향이다. 뉴욕증시가 간밤 일제히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차익실현 매물 출회에 국내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23.83포인트(0.87%) 상승한 2754.17로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 빠르게 상승세를 보이던 코스피는 오전 한 때 2773.46까지 오르며 종가 기준 전고점(2757.09)을 넘겼지만 이내 상승 폭을 줄였다.
개장 초반 가파른 상승세에 개인이 대거 투매에 나선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4264억원, 5931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개인이 9649억원을 팔았다.
이날 코스피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직전 거래일 대비 4.16% 급등하며 19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0.13% 소폭 하락하며 7만82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개장 직후 국내 증시가 급등한 이유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CPI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밑돈 영향이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CPI는 전월보다 0.3%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서는 3.4% 상승했다. 전월치 3.5%보다는 소폭 둔화한 결과다. 큰 식음료와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3% 올랐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3.6% 상승했다. 근원 CPI 상승폭 역시 직전월보다 모두 완화됐다.
실제 간밤 뉴욕증시는 이러한 인플레이션 지표 둔화에 3대 지수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88% 오른 3만9908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17%, 1.4% 상승한 5308.15, 1만6742.39를 기록했다.
추가 상승에 대해선 비교적 낙관적이다. 시장 안팎에서는 향후 2~3개월 간 미국의 물가 추이가 연내 금리 인하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기준이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CPI라는 큰 고비를 잘 넘기며 미국 증시가 신고가를 경신한 가운데 코스피도 이번주 내 전고점은 별 탈 없이 돌파할 것”이라면서 “지난달 돌파하려다 무위에 그쳤던 2800선을 언제 돌파할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류근일 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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