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은행원 돌연사… “주당 100시간 일해”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미국에서 주당 100시간 넘게 일하던 30대 은행원이 사망하면서 과도한 근로 시간을 강요하는 업계 문화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투자은행 그룹 직원인 레오 루케나스 3세가 이달 초 급성 관상동맥 혈전증으로 사망하기 전 과로를 호소하며 이직을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루케나스는 2013년 7월 입사했으며, 사망 전 20억 달러 규모의 합병 건으로 몇 주 연속 주당 100시간 이상을 근무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두 자녀와 부인과 함께 살고 있었고, 미 육군에 복무하기도 했으며 특별한 건강상의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루케나스는 최근 업무 부담 과중을 호소하며 뉴욕의 한 부티크 투자은행으로 이직을 준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헤드헌팅 기업 그레이폭스의 더글러스 월터는 “루케나스가 지난 3월 중순부터 업무 부담이 과중해 BoA를 떠나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보수가 적더라도 일과 삶의 균형을 지킬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월터는 “그는 가족과의 시간이 부족하다는 데 불만을 제기했고, 수면시간을 10% 급여 삭감과 바꾸겠다고도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주당 110시간의 근무가 정상적인지를 묻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루케나스는 지난해 7월 BoA 정규직 직원으로 채용됐으며, 이달 초 완료된 20억 달러 규모의 합병 작업 업무를 맡아 진행했다.

루케나스의 죽음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선 거센 반발이 일었다. 특히 월스트리트 직원들 사이에서는 장시간 노동을 강요하는 직장 문화가 여전히 만연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레이 하우 BOA 공동대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은행직원들로 추정되는 이들의 비판 메시지가 잇따르자, 계정을 비활성화했다.

BOA 대변인은 “동료의 죽음에 대해 깊히 애도한다”며 “일부 은행원들이 100시간 근무를 강요받고 있다는 불만 사항을 조사할 계획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