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켐이 2~3년 안에 이차전지 전해액 시장 세계 1위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2026년까지 전해액 생산 능력을 2배 확대할 계획이다. 원재료 내재화와 연구개발(R&D)을 통한 신제품 포트폴리오 확대로, 고객 저변을 넓힐 방침이다.
양호석 엔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23일 전자신문 주최 배터리데이 2024에서 회사 중장기 사업 및 R&D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양 CTO는 “전해액 생산능력을 올해 80만톤에서 내년 140만톤, 2026년까지 160만톤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이차전지 핵심 시장인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투자를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해액은 배터리에서 리튬이온을 이동하는 매개체로, 이차전지 필수 소재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전해액 기업에 대응, 엔켐은 최근 △생산 기지의 글로벌화 △원재료 수직 계열화 △고객 저변 확대 △R&D 강화 등 4대 사업 전략을 수립했다.
우선 세계 최대 규모의 전해액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현재 전해액 업계 1위인 중국 틴츠는 생산 능력이 약 100만톤으로 추정된다. 엔켐은 한국 뿐 아니라 미국·유럽·중국 등 이차전지 핵심 시장에 생산 거점을 마련, 전해액 공급 역량 우위를 차지할 계획이다.
양 CTO은 “생산 기지 글로벌화로 현지 경쟁사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며 “해당 지역의 이차전지 제조업체(고객사) 요구에도 적극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해액 재료 수직 계열화도 가속화한다. 전해액 핵심 원료인 리튬염과 용매(솔벤트) 등을 내재화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공급 체계를 안정화하려는 시도다. 현재 새만금에 짓고 있는 리튬염 공장도 이같은 전략의 일환이다.
양 CTO는 “직접 생산이나 북미·유럽의 주요 리튬염 및 용매 업체와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해 공급망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부연했다.
이같은 전략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도 대응, 전해액 원료 탈(脫) 중국화를 노리는 북미 고객 요구에 부응할 것으로 관측된다.
엔켐은 기술 혁신에도 투자를 강화할 계획이다. 기존 한국·중국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R&D 거점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양 CTO는 “최근 이차전지 최대 이슈는 에너지 밀도와 저비용”이라면서 “이를 위한 다양한 신소재를 개발하고 성능을 고도화하기 위해 R&D 인력과 인프라를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권동준 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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