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버나인코리아가 카메라 이미지 센서 영상 품질을 향상 시킬 수 있는 '다방향 와이어 그리드 편광판'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편광판은 여러 방향으로 번지는 빛을 일정 방향으로 제어하는 부품이다. 파버나인코리아가 개발한 제품은 와이어 그리드(나노패턴을 아주 얇은 금속에 입힌 소재)를 이용해 0도, 45도, 90도, 135도 4방향 패턴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각도가 다른 다방향 패턴을 넣은 건 여러 각도의 빛을 고르게 잡아내기 위해서다. 한 방향으로 된 패턴과 달리 많은 각도로 반사되는 빛을 정리해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이미지가 깨끗해진다.
예를 들면 대낮 창문에 사진을 찍으면 내부는 안 보이고 유리창에 반사된 빛만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편광판이 빛을 원하는 각도에 맞게 걸러내면 유리창 내부 피사체를 볼 수 있다.
파버나인코리아는 실리콘웨이퍼에 극자외선(UV) 발광다이오드(LED)로 UV 레진을 원하는 모양으로 패터닝한 뒤, 도장을 찍어내듯 복제하는 '임프린트' 방식을 활용해 편광판에 나노패턴을 입히고 그 위에 금속막을 경사증착했다고 설명했다.
이성중 파버나인코리아 대표는 “현재 다방향 편광판을 개발한 곳은 일본 카메라 업체 한 곳 뿐인 데, 이 회사는 실리콘웨이퍼에 반도체 노광기를 사용해 다방향으로 형태를 만들고 건식 식각을 통해 정리하는 방식”이라며 “반면에 파버나코리아 기술은 노광이나 식각과 같은 복잡한 반도체 공정을 최소화했고, 거푸집에 찍어내듯 편광판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비용이 낮다”고 말했다.
회사는 미러리스 카메라나 폐쇄회로(CC)TV 등 카메라 이미지 센서에 다방향 편광판을 부착하는 용도로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선명도가 높고 고품질 이미지를 확보하기 위해 피사체를 포착하는 것을 방해하는 난반사 빛을 제거해야 하는 카메라들에 적합해서다.
이 대표는 “기존에는 카메라에 편광필터가 적용되지 않고, 전문 사진작가를 중심으로 단방향 편광필터를 별도로 마련해 사용해왔는데, 다방향 편광판을 낮은 비용으로 만들어 카메라 모듈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부품으로 만들겠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