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안착 힘써 ‘5대 우주강국’ 진입 서둘러야
우리나라 우주시대를 선도할 우주항공청이 드디어 경남 사천시에 문을 연다. 정주 여건과 인재 영입을 둘러싼 초기 우려를 딛고 개청하는 만큼 조기 안착에 힘써야 할 때다.
우주항공청은 '한국판 NASA(미국항공우주국)'를 표방한다. 우리나라 우주항공 분야 전반을 총괄하면서 발사체 및 위성 개발, 우주탐사, 우주 기초연구 등 우주 관련 연구개발(R&D)은 물론 우주개발 및 산업 육성을 위한 생태계 조성에 집중하게 된다.
경남은 국내 유일한 항공기 제작업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한국형 발사체 엔진을 생산하고 조립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우주항공 관련 기업이 밀집해 있다. 두 업체를 중심으로 크고 작은 부품·소재 협력업체들이 우주항공산업 생태계를 이룬 곳이다. 경남은 우주항공산업 생산액, 기업 수, 종사자 수 모두 부동의 1위다.
경남도는 사천시를 중심으로 우주항공복합도시를 구상한다. 산업·연구·국제교류·교육·행정 등 우주항공 분야 전반을 집적한 것이 우주항공복합도시다. 우수한 국내외 우주항공 전문인력을 유입하기 위해서라도 미래형 복합도시 조성은 필요하다. 정부 및 정치권의 전폭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2년 8월 우주경제 로드맵을 직접 발표하면서 '5대 우주강국' 진입을 목표로 제시했다. 우리나라 우주항공산업 기술력은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인도 등 우주 선진국에 크게 뒤진다. 민간기업 중심으로 폭발적 성장을 거듭하는 전 세계 우주경제 시장에서 우리나라가 차지하는 비중도 미미하다. 그만큼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막중하다.
기술격차를 극복하는 데 숱한 난관이 도사린다. 우주항공청 개청 초 총예산 규모는 7000억원으로, 향후 우주개발 관련 대형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선 예산 확대가 절실하다. 도전적 R&D에 대해 여전히 보수적인 상황이 우려되기는 하나 우주항공청의 조기 안정화를 위해선 실패를 용인할 수 있는 재정 기조가 마련돼야 한다.
가장 중차대한 과제는 '뉴스페이스'라 불리는 미래 우주항공산업을 선도할 기업을 육성하는 일이다. 기존 정부 주도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민간과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전 세계 우주개발 트렌드를 단시간 내 좇아가려면 국제협력으로 활로를 개척함과 아울러 민간기업과 협력은 필수다.
산·학·연·관의 역량을 한데 모아 도전적 우주개발을 실행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기술로 민간 주도 우주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도전과 파격'의 우주항공청 행보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