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통신사업자 케이온네트워크가 지하철 초고속 와이파이 무료 서비스 구축에 나선다. 정부로부터 무상 공급받은 용도자유대역 주파수를 백홀로 활용해 기존 LTE 와이파이 대비 20배 빠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제4이동통신사로 선정된 스테이지엑스가 5G 28㎓로 준비 중인 지하철 핫스팟 서비스와 유사한 사업 모델인 만큼 직접적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8일 케이온네트워크는 다음달부터 대구지하철에 자가망을 구축하고 내년 상반기에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와이파이 백홀 용도로 활용하는 주파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용도자유대역으로 고시한 22~23.6㎓ 대역 1.6㎓폭이다. 할당대가 및 무선국 허가규제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대역으로 저비용으로 초고속 무선백홀 구축이 가능하다.
장비 또한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국비로 개발한 모바일핫스팟네트워크(MHN) 기술을 활용한다. 직진성이 강한 밀리미터파 활용에 최적화됐으며 역 사이 중계기 설치를 최소화해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다. 와이파이 백홀 속도는 LTE 대비 20배 빠른 2.4Gbps 수준으로 상용 테스트에서도 1~2Gbps 속도를 유지했다.
무선네트워크 시공은 한진정보통신, 장비 생산은 다산네트워크, 시공은 GNS 기술이 맡는다. 와이파이 백본망은 기존 유·무선망 사업자와 협업한다.
박준동 케이온네트워크 대표는 “대구를 시작으로 인천 1호선과 서울 9호선 등 수도권과 전국 6대 광역시 중심으로 지하철 와이파이 구축을 추진 중이며 2027년이면 본격적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며 “메트로 중심 무료 서비스 구축으로 정부 통신복지 정책에 부합하겠다”고 말했다.
핵심 수익모델은 위치기반 서비스와 맞춤형 광고다. 무상 와이파이로 유입되는 이용자에게 광고를 노출하고, 위치정보 기반 타깃 콘텐츠도 선보인다. 자체 구축한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에서 인증시 30~100GB 데이터를 무료 제공하고 기존 이통사(MNO), 알뜰폰(MVNO)과 결합상품도 출시한다는 구상이다.
박 대표는 “전국 지하철 일평균 이용객은 1240만명 수준으로 43%를 차지하는 무제한 요금제를 제외한 나머지 약 700만명이 우리의 핵심 타깃 고객”이라며 “공적 네트워크 프로바이더로서 독점 지위를 가지고 향후 고속열차(KTX)와 항만, 대학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매출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온네트워크는 서재성 전 대표가 2018년 자본금 190억원으로 설립한 무선통신기업이다. 모회사인 케이온컴퍼니 전신은 2019년 조국펀드 연루 의혹을 받은 피앤피플러스로, 무혐의 처분 이후 지난해 기간통산업자 면허를 획득했다. 올해 본격 사업 추진을 위해 LG유플러스 컨슈머서비스그룹장을 지낸 박준동 대표 등 각 분야 전문가를 영입했다.
케이온이 추진하는 사업 모델은 앞서 스테이지엑스가 밝힌 지하철 28㎓ 핫스팟 서비스와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점에서 출범이 늦어지는 제4이통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4300억원을 쓴 스테이지엑스와 달리 무상으로 주파수 대역을 확보한 만큼 경쟁력 우위를 자신하는 분위기다.
회사 측이 밝힌 장비개발과 공사비 등을 포함한 총 투자비는 2000억원 수준이다.
초기 자금 확보 계획에 대해 박정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 장비사 등 전략적투자자(SI) 4곳과 200억원대 투자 유치가 곧 마무리되며 2차 펀딩에서 벤처캐피탈(VC) 등 재무적투자자(FI) 대상으로 300억~500억원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라며 “이후 상용 서비스 이후 밸류업이 이뤄지면 금융기관을 통해 나머지 금액을 조달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