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대학포럼] 〈175〉ESG 경영의 조직문화적 가치와 의미

심지현 숙명여자대학교 인적자원개발학과 교수
심지현 숙명여자대학교 인적자원개발학과 교수

ESG가 점차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ESG와 관련한 의무화 계획이 발표되고 있다. ESG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앞 글자로 이루어진 용어로 기업이 ESG 분야에서의 책임있는 관리 및 실행을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자는 혁신 활동이며,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지역사회, 협력사, 고객사, 투자자, 고객, 직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경영을 하자는 것을 강조한다.

특히 ESG 경영에서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라는 비재무적인 요소의 성과를 투자정책 수립과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데, 투자자를 위한 정보공개가 주요하게 요구된다. 정보공개를 의무화하는 움직임에 있어 그 규제를 선도하는데 유럽이 있다. 2018년부터 비재무정보 공개지침을 근거로 매년 점차 강화된 내용의 기업 ESG 보고서 작성을 요구하고 있다. 투자자는 해당 보고서 내용을 바탕으로 투자함으로써 ESG와 관련한 위험을 낮추려 한다. 또 EU는 다국적 기업의 공급망관리 또한 ESG의 중요 요소로 규제하면서 일정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기업의 제품 판매를 EU에서 상대적으로 어렵게 할 예정이다.

이렇게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ESG 경영이 강조되는 이유는 산업화 이후 다국적 기업과 선진국을 중심으로 과도한 성장에 몰입한 결과, 전 세계적으로 환경위기와 인권 및 노동문제와 사회적 불평등과 같은 부작용의 직간접적 영향이 인류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수출에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구조나, 글로벌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는 우리 기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를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할 필요성이 매우 높다. 이에 한국에서도 2021년 1월 '2021년 녹색금융 추진계획(안)'을 발표하고 기후리스크 등 환경정보 관련 공시 의무의 단계적 강화방안을 발표해 2025년부터 본격 적용을 앞두고 있다. 1단계라고 볼 수 있는 2025년에는 자율공시를 활성화하고 2025년부터 2030년까지인 2단계에서는 자산 규모 2조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에 대한 공시가 의무화된다. 2030년이 3단계로 이때부터 모든 코스피 상장사에 대한 공시 의무화가 추진된다. 이러한 정보공개 의무화는 투자자, 기업, 국가에게 모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하지만 기업 현장에서 ESG와 관련한 준비는 아직 충분하지 않은 실정이다.

ESG가 어떤 의미인지 어려워서, 혹은 시간이 아직 여유가 있는 것 같아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유사하게 하면 될 것 같아서 등의 이유로 아직 기업현장에서 제대로 ESG와 관련한 대비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 조사에 의하면 재직자 기업교육 내용 중 가장 인기가 있는 교육 중 하나는 ESG라고 한다. 준비는 잘 되어 있지 않지만, 하루하루 시간은 가고 있어 ESG가 무엇인지 파악하고자 하는 소극적인 움직임이나마 이뤄지고는 있다.

ESG와 관련하여 이번 학기 수업을 진행하며, 학생에게 강조하고 있는 것은 ESG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동시에 강화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즉 조직의 규정과 시스템 등에 ESG를 실행하고 관리하고, 평가하고 개선하는 하드웨어적인 노력과 함께 ESG가 무엇이며, 왜 수행해야 하는가에 대한 가치를 조직 구성원에게 내재화시키는 소프트웨어적인 노력을 의미한다.

하드웨어적으로는 지배구조 측면의 견제 기구인 사외이사제도나 ESG 위원회를 설치하고, ESG 부서를 만들고 기능부서별 ESG 활동에 관여할 담당자를 지정해야 한다.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의 ESG 활동은 조직문화에 ESG의 가치와 의미를 반영하기 위해 내부 이해관계자인 조직 구성원의 노동을 존중하고 대우하며, 직원들의 업무수행방식과 규범이 정도 경영을 이루는데 기여하도록 독려해야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ESG는 마치 관리해야 하는 정량지표처럼 인식되고 있다. 하지만 ESG는 단기적이거나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조직의 문화로 자리 잡아 일상적인 기업의 모든 활동이 ESG 측면에서 수행되는 것을 의미한다. 조직의 가치관과 문화를 바꾸는 것은 어렵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ESG 경영도 이러한 측면에서 더 많은 준비가 요구된다.

심지현 숙명여자대학교 인적자원개발학과 교수 shimx013@s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