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프라이즈 인공지능(AI) 플랫폼을 주력으로 하는 2세대 AI 기업이 차례로 증시 입성에 도전한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마키나락스, 와이즈넛, 올거나이즈, 무하유, 슈퍼브에이아이 등 AI 기업들이 생성형 AI 시장이 본격 개화되는 올해와 내년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 특화 AI 기업 마키나락스는 코스닥 상장을 위해 이달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한다.
마키나락스는 지난 달 20일 코스닥 혁신기술기업 특례상장을 위한 기술성 평가에서 'A, A'를 획득했다. 제조 기술기업이 산업 특화형 AI로 A, A 등급을 받은 것은 처음으로 상장 절차를 앞두고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2017년에 설립된 AI 기업인 마키나락스는 창업에서 코스닥 상장까지 통상 10년 이상 소요되는 시간을 7년으로 줄여 눈길을 모은다. 산업 특화 머신러닝 운영(MLOps) 플랫폼 '런웨이'를 기반으로 사업을 빠르게 확대해 전자·전기, 자동차, 디스플레이, 공공과 국방까지 고객사를 확보했다.
AI 기업 와이즈넛도 4월 말 코스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하고, 기업공개(IPO) 절차를 밟고 있다.
와이즈넛은 2000년에 설립된 AI 기업으로 자연어처리기술 기반 AI 검색, 분석, 챗봇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기술특례상장뿐만 아니라 탄탄한 실적과 고객사를 바탕으로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도 대기하고 있다.
AI 올인원 솔루션 전문기업 올거나이즈는 내년 일본 도쿄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거나이즈는 2022년에 본사를 미국에서 일본으로 옮겼고, 감사법인과 함께 이미 일본 증시 상장을 위한 회계 자료 준비 등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은 물론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 금융그룹, KDDI, KAO, 미국의 트래블러스 등 고객사를 확보했다. 이미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일본에서 발생하고 있다.
AI 표절검사, 채용솔루션을 제공하는 무하유도 흑자 경영을 바탕으로 내년 하반기 코스닥 상장 목표를 제시했다.
무하유는 지난해 11월에 프리 IPO 투자 라운드에서 150억원을 유치한 바 있다. 이는 2011년 7월 기업 설립 후 첫 번째 외부 투자 유치였다.
산업용 비전 AI 기업 슈퍼브에이아이도 2026년 상반기를 목표로 IPO를 추진할 계획이다.
슈퍼브에이아이는 2018년 4월 창업한 회사로 이미지나 영상, 3D 라이다 등을 판독 및 식별할 수 있는 컴퓨터 비전 AI 솔루션에 특화됐다. 올해 4월 삼성증권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추가 투자 유치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2019년 플리토가 사업모델 특례 상장 1호 기업으로 AI 기업의 증시 입성 문을 열었다. 이어 2020년 솔트룩스와 알체라, 2021년 마음AI, 2022년 코난테크놀로지 등이 코스닥에 입성했다. 빅데이터, 머신러닝, 자연어처리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 대다수다.
업계에서는 생성형 AI 시장이 본격 개화하면서 올해부터 증시에 입성하는 기업을 2세대 AI 기업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주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방식으로 엔터프라이즈형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나아가 미국 등 글로벌 시장 고객사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들 기업은 제조와 금융 등 기업용(B2B) 시장에서 고객사를 확보하고 생성형 AI 기술 성장에도 적극 대응하면서 기업가치를 키우고 있다는 것이 공통점”이라며 “단순 기업 가치만이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 효율성과 생산성을 증명해 실적으로 보여주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