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인터뷰] '더 에이트 쇼' 이열음, '연기여름 향한 새 열정 오프닝'(종합)

사진=나무엑터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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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신과 야망의 하이틴이나 도전열망의 성인 양쪽 연기 모두가 이제는 제 모습 같다. 역할만으로도 기대가 될 만한 매력적인 연기를 거듭 보여주고 싶다” 배우 이열음이 '더 에이트 쇼' 속 메소드급 연기와 함께 새로운 의지를 드러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나무엑터스 사옥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더 에이트 쇼' 속 4층으로 열연한 배우 이열음과 만났다.

'더 에이트 쇼'는 네이버 웹툰 머니게임·파이게임(작가 배진수)을 원작으로 한 한재림 감독의 첫 드라마 연출작으로,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해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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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열음은 극 중 '4층' 김양 역으로 활약했다. 그는 천우희-박정민-문정희-박해준-류준열-이주영-배성우 등 명배우들이 표현해낸 하위층과 상위층 간극 사이의 생존본능 표현을 통해 일반대중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현실적인 사회갈등 명제를 매력있게 전해 시청자들에게 큰 주목을 받았다.

또한 코코더-댄스-마임에 이어지는 소위 '지리산 요들송', 동전던지기 트릭 등 개인기 포인트를 더한 사회초년생의 느낌과 함께 후반부의 뇌전증 발작·후반부 치아 발치 상태의 연기 등 다양한 파격면모를 과감하게 선보이며 호평을 얻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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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모습은 '배우 이열음의 재발견'과 함께, 이후 행보를 향한 관심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열음은 유쾌발랄한 모습과 함께, '더 에이트 쇼' 속에서의 호흡과 함께, 배우로서의 새로운 꿈을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공개소감?

▲첫 OTT, 넷플릭스 첫 작품이라 많은 분들이 어떻게 보실지 궁금하기도, 기대도 많이 됐다. 한국적 요소가 많이 들어가있음에도,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모습을 공감해주시는 국내외 시청자들의 모습에 신기하고 기뻤다.

세상에 하고자 하는, 보여주고 싶은 이야기들을 돌아볼 수 있게 하는 힘이 있구나 생각했다.

-캐스팅 에피소드

▲스물 네 살때 '더 킹'으로 함께했던 감독님과 우연히 식당에서 반갑게 만난 이후로 '비상선언' 캐스팅과 함께 선배들과의 식사자리를 갖게 됐다.

당시 머니게임 등의 작품에 대해 어떠한 느낌이나 메시지들을 물어보시면서, 제게 어떨 것 같냐고 물으셔서 “끝까지 가고 싶은 마음에 잘해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 자리가 끝나고 대본을 받았다. 머니게임과 파이게임이 합쳐진 내용과 함께, 4층의 모습과 제가 비슷할 것 같다고 말씀주시더라.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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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과 각색을 더한 4층, 어떻게 해석했나?

▲조심스럽긴 하지만 인간적으로 숨기고 싶은 내면들을 다 보여주는 얄미운 캐릭터라고 처음엔 생각했다. 이해하고 싶지 않은 인간적인 부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자기가 그렇게 살아가는 것도 모르는 순수함이 거듭 나타나면서, 그럴 수 밖에 없음을 이해하게 됐고 애정을 갖게 됐다.

-격리된 공간설정, 8명의 연기 외에는 더할 수 있는 게 없어서 꽤 부담이 됐을 수 있는데?

▲저 하나가 어설프게 보이면 작품 전체의 매력이나 메시지가 애매해질 수 있다는 부담이 있긴 했다.

그렇기에 유독 책임감도 많이 들었고 여러 감정들을 고민하고 아이디어도 많이 준비했다. 어쩌면 그 때문에 캐릭터에 애정이 더 갔을 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상황에서 막상 현장에 가보니까, 각각의 명확한 역할들을 멋지게 표현해주시는 좋은 선배들이 함께 호흡해주시더라. 그 덕분에 보다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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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 편에 섰던 전반부, 강자 편에 붙은 후반부, 심정적인 변화는 어떻게?

▲초반부는 처음 선택 때 바꿔들었던 8층에 대한 미련이 강하게 드러난다. 그러다 화장실 건으로 식사가 내려오지 않는 신을 기점으로 자신의 위치를 깨닫고 태세전환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무래도 전사에서 혼자 밥벌이하며 사는 삶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4층이었기에, 더 에이트 쇼 안에서의 인간관계들을 본능적으로 알고 그렇게 움직인 것 같다.

그래서 초반에는 능동적이었던 캐릭터가 점점 수동적으로 변하게 된다. 결국 그 안에서 세상과 자기생존을 계속 배워나가는 모습이 그렇게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장기자랑 속 어설픈 '요들송', 동전뒤집기 등의 대비, 4층 움직임이 잘 보이는 장면들의 연기는 어떻게?

▲요들송과 동전뒤집기, 4층의 서로 다른 마음들을 보여주는 장면들이라 실제 많이 준비했다.

우선 '요들송' 신은 좋은 의도로 열심히 하지만, 열정과 결과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 모습과 함께 좌절을 겪는 사회초년생이라 생각하며 표현했다.

동전뒤집기와 아세톤 등의 트릭 신은 '즐거워해야 해서 즐거운' 영혼없는 상태에 집중했다. 실제 동전던지기를 잘 못하는 편이라서, 연습하다가 피멍이 들기도 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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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이도가 꽤 높은 뇌전증 연기, 어떻게 접근하고 준비했는지?

▲그러한 질환을 앓고 계신 분들을 응원하면서, 일반 대중에게 오해없이 사실적으로 전달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그래서 대본을 받기 전후로 해외 유튜브들을 비롯, 관련 영상들을 사전에 많이 봤다.

보통은 증상발현 이전의 징조가 있어서 미리 준비하는 것으로 알았는데, 제 장면 속에서는 열심히 움직이다 갑작스럽게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그 지점을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했다.

또한 증상이 나타나기 전후로 의식을 갖고 있는 것을 알고, 그를 감안해서 최대한 사실적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기존 필모그래피에도 없었지만, 여배우로서는 파격적인 치아빠진 연기도 감행했다. 어땠나?

▲'더 에이트 쇼' 전후로 새로운 도전과 과감한 연기를 갈망했기에, 비주얼측면은 신경쓰이지 않았다. 또 대본을 볼 때부터 지문이 아닌 대사에서 이빨빠진 소리가 그대로 쓰여져 있어서 궁금하기도 하고 재밌겠다 싶었다.

심정적으로는 4층의 얄미움이 해소되는 순간이라 뭔가 더 좋지 않을까도 싶었다.

사진=넷플릭스, 나무엑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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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에이트 쇼' 속 결말에 대한 이열음의 생각은?

▲모두에게 PTSD 급의 트라우마를 지닌 가운데, 그를 감내하고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잘 보여준 것같다.

물론 4층답게 긍정적인 삶을 떠올리겠지만, 실제 현실적인 이미지에서는 그러한 결말이 맞는 것 같다.

-'더 에이트 쇼'가 실제 열린다면 참여하고 싶은지? 사고싶은 것은?

▲뭘 겪을지 모르는 것은 현실이나 쇼나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죽지 않는다'라는 핵심적인 명제가 있다면 할 것같다.

만약 들어간다면 최대한 누워있을 수 있는 이불, 그리고 8층처럼 돈이 많이 주어진다면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를 사서 쾌적하게 살 것 같다(웃음).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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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에이트쇼' 속 이열음 핵심 장면?

▲7부 막바지에 “플레이어라고 생각해요,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아”라고 대사하는 장면이 있다. 극 중에서도 중요한 장면이지만, 캐릭터로서 잘 받아들여질 수 있는 배우로서의 마음을 일정부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도 생각한다.

스스로에게는 배우로서의 몫을 충분히 하면서 여러 힘든 상황도 바르고 잘 이겨낼 수 있는 좋은 인간이 되겠다는 다짐을 새롭게 하는 장면처럼도 느껴진다.

-데뷔 11년, 하이틴과 성인연기 양 측면에서 비슷한 시기를 보냈다. 각각을 구분해보자면?

▲하이틴 연기 때는 연기욕망과 함께 야망캐릭터를 많이 표현해왔다. 하지만 성인연기때는 오히려 밝고 통통 튀는 캐릭터들이 주로 들어왔다. 그 사이에 제 성격이나 정체성에 살짝 혼동이 오기도 했지만, 지금 보면 확신과 야망의 하이틴이나 도전열망의 성인 양쪽 연기 모두가 이제는 제 모습 같다.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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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연기로서는 5년째 마주한 '더 에이트쇼', 본격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느낌인데?

▲동의한다. 한때 배우로서의 대표작을 말할 때 예쁘고 멋진 캐릭터를 떠올리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연기적으로 인정받고 발전된 모습을 많이 보여주는 것이 대표작이라 생각한다.

'더 에이트쇼'는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스스로 잘했다고 격려해줄 수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보여지는 모습에 포인트를 둔 '더 에이트 쇼', 배우 이열음이 대중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과 스스로에게 보고싶은 것은?

▲'더 에이트 쇼'를 하면서 새로운 것을 보고 싶은 대중의 마음을 보다 확고히 느끼게 됐다. 그래서 대중에게는 역할만으로도 기대가 될 만한 매력적인 연기를 거듭 보여주고 싶다.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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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스스로에게는 잠시 잊고 살았던 인간 이현정으로서의 건강함을 지키며, 그리고 많은 분들께 힘이 될 수 있는 모습들을 기대한다.

-인간 이현정(본명)으로서 배우 이열음에게 하고 싶은 말?

▲“나 여기 잘 있어, 하고 싶은 거 다 해봐”라고 말해주고 싶다. 인간 이현정을 챙기면서도 이열음으로서의 다양한 매력들을 보여주고 싶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