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신속시범획득 첫 전력화 사업 '해안정찰용드론' 지연 논란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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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이 신속시범획득 사업 제도를 통해 실제 전력화한 첫 사업인 해안정찰용 무인항공기(드론) 프로젝트가 지연돼 논란이다. 최근 전쟁에서 드론의 전술적 가치가 입증된 만큼, 신속한 무기체계 개발이라는 제도 취지를 고려해 드론 전력화에 속도를 내야한다는 지적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이 발주한 430억원규모 해안정찰용무인항공기 사업대상자가 선정된 후 두 달 가까이 최종 계약 체결이 지연되고 있다.

신속시범사업은 인공지능(AI) 등 빠르게 발전하는 혁신 기술을 융합한 무기체계를 신속히 개발하고 실제 전력화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첨단 신기술을 적용해 시제품을 2년 안에 R&D 하고 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제도를 운영해야하는데, 실제 전력화한 첫 사업부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해안정찰용 드론 사업대상자는 2년 이상 R&D에 투자해 자체 설계와 기체 개발을 하고 장기간 자체시험을 거쳤다. 심사과정에서 운용반경, 운용고도, 운용시간 및 동시통제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고, 비행성능, 통제성능, 전자보호 기능, 암호화, 자동 소거 등 군이 요구한 필수 성능을 충족해 사업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특히, 지상통제장비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SW)를 자체 개발해 적용했으며, 데이터 송수신을 위한 핵심부품인 데이터링크는 국내업체와 협업해 국산화에 성공, 납품 비행체에 적용했다. 군 전용 주파수와 국산 암호모듈을 사용한 정보유출 방지 요구기능도 개발했다.

그러나 경쟁사가 방사청을 상대로 '계약체결금지 및 입찰절차 속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며 최종 계약이 지연되고 있다. 사업대상자가 방사청에 제출한 입찰제안서와 달리 구매시험 평가에서 중국산 무인기를 활용 또는 모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중국 제품과 비교한 결과 크기, 동체 전면 도어·도어 잠금장치가 동일하고 동체 내부 설계형상과 동체 중앙 큰 날개 탈부착 후크 등이 동일하다는 것이다.

반면, 전문가들은 소형 드론은 항공 역학적인 설계 측면에서 유사성은 필연적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비행시간, 내풍성, 비행성능을 좌우하는 내부 전장 장비와 동력 장치라고 강조했다. 신속시범획득 사업 취지를 고려해 드론 전력화에 속도를 내, 국산화율을 높여 글로벌 시장 선점을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진호영 경희대 교수(전 KF-16 조종사·예비역 준장)는 “소형 드론의 외형 유사성은 공기역학적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발생한다”면서 “무인항공기의 성능을 좌우하는 주요 요소는 자동비행제어 장치, SW, 통신시스템, 동력시스템, 배터리”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자동비행제어 장치와 SW는 무인기의 자율성과 안정성을 보장하는 중요한 요소며 통신 시스템은 원격 조정과 데이터 전송을 원활하게 해준다”면서 “동력 시스템과 배터리는 무인기의 지속 가능성과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