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CES 2024'에는 국내 식품기업의 참여가 눈길을 끌었다.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은 CES 현장을 방문해 푸드테크 동향을 파악했다. 구 부회장은 신년사에서도 “기술에 기반해 서비스를 고도화해 '식음업계의 테슬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아워홈은 급식과 식재유통이라는 전통적인 주력 사업에 IT를 결합한 푸드테크 신사업 발굴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 3월 투자 전문 엑셀러레이터(AC) 씨엔티테크와 미래 식품 산업을 선도할 유망 스타트업 발굴 및 육성을 위한 벤처투자조합을 결성했다. 지난달에는 신성장테크비즈니스부문을 신설하고 IT 전문가인 임수진 부문장을 영입했다. 특히 구 부회장 체제에서 아워홈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임시주총에서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큰언니 구미현 씨과 손잡고 구지은 부회장을 밀어내고 이사회를 장악하며 '남매전쟁'에서 구지은 부회장은 패하게 됐다.
구지은 부회장이 떠나게 되면서 아워홈 앞날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현재 이사회는 구본성 전 부회장의 장남 구재모씨, 구미현씨, 구미현씨의 남편 이영렬 교수로 구성돼 있다. 이중 경영 전문성을 갖춘 인물은 전무하다. 대표이사에 오르겠다고 밝힌 구미현씨는 결혼 후 전업주부로만 지냈다. 구본성 전 부회장도 회사를 이끌 당시 아워홈은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장남·장녀 연합이 구지은 부회장을 밀어낸 이유는 명확하다. '돈'이다. 물론 주주로써 이들의 권리 행사는 정당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임직원과 협력업체까지 수만 명에 달하는사람의 생계를 전업주부가 결정하게 되는 상황이 옳은가에 대한 숙고가 필요해 보인다.
“식품기업은 막대한 사회적 영향력과 책임감을 동시에 짊어져야 한다” 고 구자학 회장의 경영철학이다. 구 회장이 영면에 든 지 2년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 철학이 벌써 끊겨서는 안 된다. 식품업계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뉴(NEW) 아워홈'이 되길 바란다.
강성전 기자 castle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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