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폴더블 제품이 가시화하는 분위기다. 18인치대 노트북용 제품 뿐만 아니라 7~8인치대 폴더블폰 개발 프로젝트 이야기가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과 폴더블 디스플레이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폴더블폰 시장은 삼성전자가 2019년 첫 갤럭시 폴드 제품을 선보인 이후 5년이 흘렀지만 성장이 주춤하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까지 가세했지만 아직 뜨겁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을 1780만대로 예상했다. 이는 스마트폰 시장의 1.5%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에는 1590만대로 1.4% 수준이었다.
애플이 가세하면 폴더블 폼팩터가 힘을 받을 수 있다. 애플은 스마트기기 산업 트렌드를 선도해왔다. 2007년 등장한 아이폰은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고, 맥북에어와 아이패드로 모바일 시장을 확장시켰다. 올해 2월에는 확장현실(XR) 기기인 비전 프로까지 출시해 신시장과 산업을 창출 중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그동안 폴더블 디스플레이 대중화 한계로 지적된 주름, 내구성 등을 대폭 개선하면서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초박막유리(UTG)를 커버유리로 쓰는데, 접을 때 주름이 발생하고 내구성도 일반 바형 디스플레이보다는 약하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정보기술(IT) 업계는 전반적으로 부침을 겪었다. TV나 스마트폰과 같은 기존 제품들이 시장 포화로 성장에 주춤하면서 소재부품 업계 역시 영향을 받았다. 새로운 폼팩터 등장에 목마른 이유다. 애플은 멀티터치, 얼굴인식, 올레도스(OLEDoS) 디스플레이 등 자사 제품에 신기술을 채택하고 이를 통해 후방 산업계를 활성화시키는 등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애플 폴더블 등장을 앞당기고, 이를 기회로 잡으려면 기술력이 관건이다. 국내 소부장 업계가 진일보한 기술 확보를 위해 분발해야 할 때다.
김영호 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