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새로운 인공지능(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 공개를 앞둔 애플에 견제구를 날렸다.
삼성전자 미국법인(삼성모바일US)은 지난 8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갤럭시S24시리즈의 주요 기능을 소개하며 아이폰에 없는 기능을 강조하는 영상을 다수 게시했다.
삼성전자가 게시한 한 영상에는 '아이폰'이라는 문구가 서서히 벌어지면서 'dare you to zoom into the dark without a galaxy(갤럭시 없이 어둠을 줌(zoom)하려다니)'라는 문구가 채워진다. 이후 갤럭시S24를 든 배우가 어두운 환경에서 나이토그래피를 사용하는 장면과 함께 “너의 애플이 이렇게 할 수 있을까?”라는 말로 끝을 맺는다.
이는 어두운 환경에서도 뚜렷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나이토그래피' 기능을 강조한 영상이다. 갤럭시S24시리즈 나이토그래피 화질은 AI 기반 '프로비주얼 엔진'으로 전작 대비 개선됐다. 나이토그래피는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지 않은 기능이다.
또 다른 영상에는 SNS 인플루언서 디렉스리가 갤럭시S24에 탑재된 '갤럭시 AI 생성형 사진 편집' 기능을 활용해 작은 사과를 크게 키우는 모습이 담겼다. 게시글에는 “이 사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세요”라는 설명이 붙었다.
이외 영상에는 AI 기반으로 일반 영상을 천천히 볼 수 있는 '인스턴트 슬로우 모션 기능'과 생성형 편집 기능으로 '사과'를 지우는 장면들이 담겼다. 모두 애플 아이폰을 연상하게 하는 장면들로 구성된 영상에는 '애플이 지금까지 해온 일보다 더 많은 일을 사과로 해보라'라는 문구로 채워진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게시글은 애플이 곧 발표할 AI 기능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대형 행사를 앞둔 상황에서 각사를 저격하는 마케팅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앞서 삼성전자는 아이폰14 시리즈 공개 당시엔 “아이폰에는 혁신이 없다”라고 저격했고, 작년 아이폰15시리즈 공개 직후에는 해당 모델에 첫 탑재된 'USB-C형' 충전 단자를 조롱했다.
애플 역시 최근 M3 칩 시리즈를 탑재한 맥(Mac)북 프로와 아이맥(iMac) 광고에서 “갤럭시 팬이 아니다(Not a fan of the Galaxy)”라고 언급하며 갤럭시북시리즈를 견제했다.
한편 애플은 10일(현지시간) 애플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24)를 열고 AI 기능과 서비스를 대거 공개한다. 애플 첫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는 갤럭시AI 처럼 이미지나 동영상 생성 등의 AI서비스보다 기존 애플리케이션(앱)을 제어하는 방식의 AI 기반 시스템이 유력하다. 메모·문자메시지·이메일 요약이나 답장 자동 생성 등의 방식이 거론된다. 또 음성 비서 시리에 생성형 AI를 접목하는 방식도 예상된다. 이를 위해 애플은 최근 오픈AI와 협력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